윤항기(65·사진)
닻올린 대중음악문화진흥협회 윤항기 회장
왕년의 인기가수 윤항기(65·사진)씨는 “시대의 희로애락을 가장 잘 반영하는 대중음악이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고 했다. “일제 강점기 이후 6·25 전쟁, 군사독재 시절 등 대중음악은 국민들의 친구였지요. ‘가는세월’ ‘아침이슬’ ‘장미빛 스카프’ 등은 그 시대 민중들의 울분을 달래줬어요.”
그는 “오랜 시간 사랑을 받는 고전음악이나 전통음악도 초기엔 모두 시대의 유행가로 시작했으면서도 대중음악 하면 천시하는 경향이 있다”며 “비틀스나 롤링 스톤스, 퀸 등 세계적인 대중음악가는 국민들의 사랑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한국의 초기 록밴드인 ‘키브라더스’ 보컬이자 ‘여러분’ ‘나는 행복합니다’ 등 수많은 히트곡을 부른 윤씨는, 그래서 더 대중음악 하는 후배들이 대접받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고 한다.
잘나가던 대중가수이던 그가 20년 전 홀연히 목사가 돼 무대 뒤로 비켜섰다가, 18일 오후 3시 국회도서관 지하강당에서 공식출범하는 (사)대중음악문화진흥협회(음진협) 회장을 맡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목회 일과 신학교 일 하면서 열린음악회, 콘서트 7080 등에 가끔 나가 노래를 부르지요. 국민들께서 힘들어할 때 노래만큼 힘이 되는 것은 별로 없을 겁니다. 음진협이 할 일이 바로 그거라고 봐요.”
어떤 이들이 함께할까? 한국 최초의 팝칼럼니스트 서병후씨, ‘He-5’, ‘He-6’의 리더였던 김홍탁씨 등 지난해 초 출범해 음진협의 모태가 된 (사)대한민국 락발전협의회 1, 2대 회장과 신중현·김희갑씨 등 음악계 원로, 장미화·옥희씨 등 가수, 지명길 한국음악저작권협회장, 이덕요 한국음원제작자협회장 등이 참여한다. 또 교사·종교인·기업인 등 대중음악을 아끼는 각계인사 500여명이 함께한다고 윤씨는 전했다.
“본래는 락발전협의회로 시작했어요. 그런데 굳이 장르를 나누기보다는 음악의 모든 부분을 포함해 타 문화장르까지 교류하면서 대중음악의 실질적인 위상을 바로 세우고, 그 위상에 걸맞은 역할을 하는 게 낫다고 본 거죠. 협회의 활동 반경도 넓힐 수 있을 것이고요.”
“영화·드라마·연극·뮤지컬·게임·미술 전시에도 음악은 필수적입니다. 음악은 모든 대중문화의 기초문화인 셈이죠. 대중음악의 발전 없이 대중문화가 질적으로 향상하길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그는 음진협이 할 일로 대중음악사 자료정리와 음악축제 개발 등 한둘이 아니라고 했다. “어려서부터 생활 속에서 맘껏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돼야 제2, 제3의 월드스타 ‘비’가 가능하지요.” 글·사진 이상기 선임기자 amigo@hani.co.kr
그는 음진협이 할 일로 대중음악사 자료정리와 음악축제 개발 등 한둘이 아니라고 했다. “어려서부터 생활 속에서 맘껏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돼야 제2, 제3의 월드스타 ‘비’가 가능하지요.” 글·사진 이상기 선임기자 amig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