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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평범한 한국인들, 오늘의 한국을 찍다

등록 2008-07-23 21:35수정 2008-07-25 11:01

대학·일반부 대상 김하연-옥상정원
대학·일반부 대상 김하연-옥상정원
제1회 매그넘 코리아 사진 공모전
청소년부 대상 조은원-클론(복제인간)
청소년부 대상 조은원-클론(복제인간)
대학·일반부 금상 장동훈-기쁨과 서운함
대학·일반부 금상 장동훈-기쁨과 서운함

청소년부 금상 오장호-책에 짓눌린 그대
청소년부 금상 오장호-책에 짓눌린 그대

대학·일반부 은상 이대성-한국의 불교
대학·일반부 은상 이대성-한국의 불교

대학·일반부 은상 정윤호-견공
대학·일반부 은상 정윤호-견공
청소년부 은상 윤지희-점프하는 학생들
청소년부 은상 윤지희-점프하는 학생들

3천 점 응모…대상에 김하연·조은원씨
국내 최대 공모전…전문가 못잖은 수준

한겨레신문사가 개최한 제1회 ‘매그넘 코리아’ 사진 공모전 대학·일반 부문에서 김하연(37·서울 봉천6동)씨의 <옥상정원>이, 청소년부에서 조은원(17·광주 조대여고 3)양의 <클론>이 각각 대상을 차지했다.

매그넘 코리아 공모전은 <한겨레> 창간 20돌을 기념하기 위해 세계적인 사진가그룹 매그넘이 한국을 찍은 ‘매그넘 코리아’ 전(8월24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을 계기로 올해 처음 만들어졌다. 대학ㆍ일반부, 청소년부, 어린이부로 나눠 작품을 응모 받았는데, 국내 최대 규모의 사진 공모전이라는 위상에 걸맞게 3000여 점의 작품이 출품되는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이번 공모전은 ‘매그넘 코리아’ 전이 세계적인 사진가들의 눈으로 한국을 본 점에 맞춰 ‘평범한 한국인의 눈으로 바라본 오늘의 한국’을 주제로 했다. 청소년과 어린이 부문의 경우, 이들의 생활 공간인 학교를 소재로 해 사진 기술보다는 이들의 눈으로 본 현장성과 기록성에 중점 가치를 뒀다.

심사위원들은 예비 사진가들의 작품이 몰렸지만 전문가 못지않은 수준의 응모작들이 많았다고 평가했다. 대학·일반부 대상 수상작인 김하연씨의 <옥상정원>은 서울 봉천동 김씨의 집 옥상에서 바라본 풍경으로, 일상의 공간 속에 담긴 우리 사회의 모습과 가족에 대한 메시지를 진솔하게 담았다는 평을 받았다. 김하연씨는 “집 옥상에서 바라본 동네 모습이어서 너무 평범하다고 생각했는데, 대상을 수상해 놀랍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학·일반부 금상은 장동훈(37·서울 홍제4동)씨의 <기쁨과 서운함>, 청소년부 금상은 오장호(18·경기 김포 통진고 3)군의 <책에 짓눌린 그대>가 받았다. 어린이부는 상을 구분하지 않고 10명을 뽑았다.

공모전 수상작들은 29일부터 8월24일까지 한가람미술관의 ‘매그넘 코리아’ 전 전시장 바깥 로비에 전시된다. 대상·금상 등 34점의 수상작과 아깝게 상을 받지 못했으나 입선작으로 뽑힌 19점이 함께 선보인다.


이렇게 전시되는 사진들은 한국 생활 사진가들의 수준을 엿보는 재미와 함께 매그넘 작가들의 작품을 관람하는 것과는 또다른 차원의 흥미를 안겨줄 것으로 기대된다.

곽윤섭 기자 kwak1027@hani.co.kr


심사평

이기명·심사위원장
이기명·심사위원장
매그넘의 이상과 미학성, 기준으로 삼았다

‘매그넘 코리아’ 사진 공모전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우선 공모자가 1천명을 훌쩍 넘어, 열기가 대단했다. 공모작의 수준 또한 예술적 측면과 기술적 측면에서 손색이 없어, 공모자의 사진에 대한 열정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당연히 심사위원들은 수상작을 선정하면서 수많은 고민을 해야 했다.

다만 공모전의 취지가 ‘미래의 매그넘 작가를 찾아라’였으므로, 매그넘의 이상과 신념, 그리고 미학성이 심사의 기준이 됐음을 밝혀둔다.

매그넘의 윤리가 된 매그넘의 미학은 사진의 소통을 통해 사람의 말과 감정이 현실에 보다 적합해질 수 있도록 진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매그넘은 본질적으로 신뢰하고자 노력하는 진보적이고 도덕적인 보편성의 도상 기호를 제공하고자 한다. 이런 신념을 바탕으로 매그넘은 기록의 도덕적 힘에 헌신하고 있다.

이런 관점 아래 대학·일반부 대상작으로 김하연씨의 작품을 선정했다. 그의 작품은 한국의 상황과 진실을 환기시키고 있다. 한국이 1인당 국민소득 100달러에서 2만달러까지 오는 데 걸린 시간이 단 50년, 선진국들이 수백 년씩 걸려 이룩한 성과다. 하지만 그 후유증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김씨가 촬영한 마천루 속의 옥탑방은 한국의 압축적 경제성장이 낳은 빛과 그늘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할머니가 손자를 업은 듯하다. 아마도 엄마, 아빠는 일을 나간 모양이다. 심심한 듯 어린 남자 아이가 몸을 꼬고 있다. 그렇다. 또래 친구들은 어린이집에, 유치원에, 태권도 도장에 갔을 테니까 함께 놀아줄 친구가 있을 리 없다. 이 작품은 성장과 분배, 그리고 가족과 행복에 관한 메시지를 애잔하게 던져준다.

매그넘은 또 예술과 저널리즘 사이의 충돌, 초현실과 현실 사이의 충돌 속에서 발전해왔다. 매그넘은 단순히 전쟁 사진이나 리얼리즘의 전통이 아니었다. 매그넘의 최고작들은 항상 예술인 동시에 기록이었다. 그들은 사진가가 가진 독특한 표현법과 사진의 스타일 체계를 갖춘 작품을 지향한다.

이런 관점에서 청소년부 대상 수상자로 조은원양을 뽑았다. 조양은 직관에 의한 공감으로 피사체를 파악하려 하였다. 그 작품에선 촬영자의 내면세계와 피사체의 외부세계 사이에 공감각이 작용하고 있다. 이 사진은 피사체와 조양이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찰나의 순간 속에서 강렬한 자아의식, 고립, 약간의 반항 등 한국 여고생의 모습을 훌륭하게 담아내고 있다.

매그넘은 사진에서 새롭고 예상치 못했던 것에 항상 문을 열어놓았다. 매그넘의 신화는 개인차에 대한 존중과 인류와 세계에 대한 열정, 해석적인 매체로서의 사진에 대한 이해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좋은 사진을 찍고 싶은 이들이라면 반드시 기억해야 할 대목이다.

이기명·심사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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