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곡 ‘장윤정 트위스트’로 새바람
"된장 찌개를 서양 접시에 담는다고 맛이 변하는 건 아니죠. 사운드는 세련돼가도 그 안에서 전통의 맛을 찾아가고 싶어요. 트로트는 투박한 맛일 때 제격이죠."
2003년 데뷔한 가수 장윤정(28)은 자신도 모르게 트로트 분야의 젊은 개척자로 불리고 있다. 데뷔곡 '어머나'가 국민적인 히트곡이 되면서 세미 트로트 열풍을 일으켰고 젊은층을 성인가요계로 흡수시키는 역할을 했다.
그렇기에 신곡을 발표할 때마다 장윤정의 고민은 깊다. 그가 히트하는 방향으로 '제2의 장윤정'이 우후죽순 등장하는 '쏠림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개척자답게 그에겐 다른 가수보다 반보 앞서 나가야 한다는 부담감, 트로트의 전통을 살려야 한다는 책임감이 항상 따른다.
'어머나'에 이어 발표한 '짠짜라', '꽃', '콩깍지', '이따 이따요', '어부바'를 보면 장윤정이 트로트라는 장르 안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최근 발표한 4집 타이틀곡 '장윤정 트위트스' 역시 자신의 이름을 제목에 넣은 트위스트 곡이라는 점에서 신선하다.
이에 대해 그는 "전통을 고수하려 해도 대중에게서 등 돌릴 수는 없다"며 "그런 고민이 충돌한 결과 창법과 멜로디는 선배들의 전통에 가깝되 세련된 사운드와 미묘한 장르 변화를 통해 절충점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 힙합 가수들이 랩에 자신의 이름을 넣는 경우는 많지만 트로트 가수는 무척 이례적이다.
"음반 재킷 속지를 보면 장윤정이라는 가사에 괄호가 처져있어요. 제 이름 대신 노래를 부르는 분들의 이름을 넣어 신나게 불러달라는 의미입니다." 4집에는 두 곡이 유명 작품자의 유작이어서 눈에 띈다. 4월 심근경색으로 세상을 뜬 그룹 거북이의 터틀맨(본명 임성훈)이 작사ㆍ작곡한 '사뿐사뿐'과 '아! 대한민국', '잊혀진 계절', '모나리자' 등의 노랫말을 쓴 고(故) 박건호 씨가 작사한 '캡슐'이다. 장윤정은 "'사뿐사뿐'은 임성훈 씨가 처음 쓴 트로트였다"며 "사고 1주일 전 곡을 메일로 보내왔는데 내가 중독성이 있어 곡이 좋다고 말했다. 그때 연락한 게 마지막이었다. 녹음하는데 속상한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녹음 중간 쉬는 시간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정통 슬로곡 '애가타'는 유명 작사가 이건우 씨가 1천 번째로 노랫말을 붙인 곡이며, 미디엄 템포의 정통 트로트곡 '오동도 블루스'는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의 성공적인 개최 염원을 담아 만든 노래다. 1999년 강변가요제 대상 출신이지만 무명으로 고전하다가 '어머나'로 일약 스타반열에 오른 지 5년. 장윤정이 짧은 시간 동안 많은 히트곡을 낼 수 있었던 건 단지 운이 좋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전국을 순회하는 스케줄이니 차에서 이동하는 내내 노래를 해요. 시간을 쪼개서라도 연습을 꼭 합니다. 또 반주 음악을 들으며 멜로디 안에서 메시지를 찾으려고 노력해요. 심벌이 울리면 '여기서는 더 울어야 하는구나'라고 생각하며 반복해서 표현해 봅니다."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다 보니 차에서 링거를 맞으며 이동한 적도 있다. 그래서 얼마 전에는 쓰러졌다는 소식으로 팬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몸이 아파도 '장윤정을 소개하겠습니다'라는 멘트가 나오면 방긋 웃게 돼요. 감기가 걸려도 목소리가 나오니 사람들이 아픈 걸 눈치채지 못하죠. 최근 쓰러졌다는 소식에 전국 각지의 팬들이 몸에 좋은 음식을 보내왔어요. 어느 팬은 직접 산에서 캤다는 산삼을 보내와 잎사귀까지 갈아먹었죠." 이은정 기자 mimi@yna.co.kr (서울=연합뉴스)
"음반 재킷 속지를 보면 장윤정이라는 가사에 괄호가 처져있어요. 제 이름 대신 노래를 부르는 분들의 이름을 넣어 신나게 불러달라는 의미입니다." 4집에는 두 곡이 유명 작품자의 유작이어서 눈에 띈다. 4월 심근경색으로 세상을 뜬 그룹 거북이의 터틀맨(본명 임성훈)이 작사ㆍ작곡한 '사뿐사뿐'과 '아! 대한민국', '잊혀진 계절', '모나리자' 등의 노랫말을 쓴 고(故) 박건호 씨가 작사한 '캡슐'이다. 장윤정은 "'사뿐사뿐'은 임성훈 씨가 처음 쓴 트로트였다"며 "사고 1주일 전 곡을 메일로 보내왔는데 내가 중독성이 있어 곡이 좋다고 말했다. 그때 연락한 게 마지막이었다. 녹음하는데 속상한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녹음 중간 쉬는 시간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정통 슬로곡 '애가타'는 유명 작사가 이건우 씨가 1천 번째로 노랫말을 붙인 곡이며, 미디엄 템포의 정통 트로트곡 '오동도 블루스'는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의 성공적인 개최 염원을 담아 만든 노래다. 1999년 강변가요제 대상 출신이지만 무명으로 고전하다가 '어머나'로 일약 스타반열에 오른 지 5년. 장윤정이 짧은 시간 동안 많은 히트곡을 낼 수 있었던 건 단지 운이 좋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전국을 순회하는 스케줄이니 차에서 이동하는 내내 노래를 해요. 시간을 쪼개서라도 연습을 꼭 합니다. 또 반주 음악을 들으며 멜로디 안에서 메시지를 찾으려고 노력해요. 심벌이 울리면 '여기서는 더 울어야 하는구나'라고 생각하며 반복해서 표현해 봅니다."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다 보니 차에서 링거를 맞으며 이동한 적도 있다. 그래서 얼마 전에는 쓰러졌다는 소식으로 팬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몸이 아파도 '장윤정을 소개하겠습니다'라는 멘트가 나오면 방긋 웃게 돼요. 감기가 걸려도 목소리가 나오니 사람들이 아픈 걸 눈치채지 못하죠. 최근 쓰러졌다는 소식에 전국 각지의 팬들이 몸에 좋은 음식을 보내왔어요. 어느 팬은 직접 산에서 캤다는 산삼을 보내와 잎사귀까지 갈아먹었죠." 이은정 기자 mimi@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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