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부엌- 아시아의 맛’ 사진전에 전시된 성남훈·박종우·남호진씨 작품들.(위부터)
‘꿈꾸는 부엌…’ 사진전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원장 강대근)이 6일부터 27일까지 서울 순화동 한국국제교류재단 문화센터(02-3789-5600)에서 ‘꿈꾸는 부엌- 아시아의 맛’ 사진전을 연다.
사진전은 말레이시아, 몽골, 스리랑카, 우즈베키스탄, 인도, 캄보디아 등 여섯 나라의 부엌과 음식, 농사짓기를 들여다본다. 성남훈·한금선·임종진·정용일씨 등 국내 작가 15명이 현지에서 찍은 사진에다 외국 작가 4명의 작품을 더해 290여점을 건다.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은 아시아 회원국 사이의 이해를 돕기 위해 교사 합동연수 등을 추진하는 기관이다. 음식과 부엌을 알면 그 나라의 문화를 알 수 있다는 취지에서 사진전을 마련했다.
사진전은 먹거리를 다룬 ‘꿈꾸는 부엌’, ‘지구에서 농사짓기’, ‘살맛-간식시간’ 외에 생활상을 보여주는 ‘오래된 미래’ 등 네 가지의 섹션으로 짜였다.
부엌과 음식이 주된 테마지만 거기에는 여성·가족·주택·환경·빈부 등이 포함되며, 농산물이 부엌에 이르기까지 땅을 갈고, 씨 뿌리고, 추수하는 과정도 아울렀다. 물론 역시 눈길을 끄는 것은 가족을 위해 음식을 마련하고 상을 차려내는 여성의 손길이다. 화덕에 불을 피워놓고 돌아앉아 음식을 준비하는 캄보디아의 주부. 살림살이라야 솥단지 하나, 냄비와 접시 몇 개가 전부다. 힘든 농사일 역시 여성의 몫이 크다. 모내기, 밀이삭 따기, 과일 따기 등이 그렇고 광주리 한가득 파인애플 나르는 이도 여성들이다.
그 많은 남자들은 도대체 어디로 갔을까. 사진전을 기획한 교육원의 김종훈 기획행정실장은 아시아권 남성들이 농업 이외의 부문으로 진출하면서 농사일에서 여성의 몫이 많아져 보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캄보디아를 다녀온 임종진 작가는 그곳 남성들은 농사뿐 아니라 부엌일을 돕는 게 일상화되어 있다고 소개했다.
전통적인 마을을 찾은 탓일까. 사진 속 차린 음식 가짓수보다 많은 수의 가족들은 한 상에 둘러앉아 무척 만족스럽다. 노동을 누가 했든 음식 앞에서 푸짐한 표정은 어디에서나 같아 보인다.
임종업 선임기자 blitz@hani.co.kr
임종업 선임기자 blitz@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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