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춘자, 구준엽, 김건모, 황보 / 테크토닉이 유행하는 데는 클럽 디제이들의 영향력도 크다. 국내 테크토닉 전도사를 자처하는 구준엽은 4년 전부터 디제이로 변신, 활동해 왔다. 춘자 역시 가수 데뷔 전 수년간 클럽 디제이로 활동했다.
황보의 <뜨거워져>의 안무와 김건모의 새 음반에서 타이틀곡 <키스>는 물론 테크토닉 곡인 <잘될 거야>의 안무도 구준엽이 맡았다.
테크노+일렉트로닉 합성어
김건모·구준엽·황보 등 가세
세계적 인기…유시시 ‘열풍’
김건모·구준엽·황보 등 가세
세계적 인기…유시시 ‘열풍’
올여름, 이 단어를 모르면 음악 대화에 끼기 어렵다. 올 초부터 가요계를 휩쓰는 ‘테크토닉’ 열풍이다. 김건모는 새 음반에서 <잘될 거야>로 테크토닉에 도전했고, 황보도 <뜨거워져>를 담은 테크토닉 싱글을 출시했다. 앞서 구준엽과 춘자가 초여름 일찌감치 테크토닉 음반을 냈고, 한국방송 ‘개그콘서트’ 멤버들도 프로젝트 그룹 ‘지존’을 만들어 테크토닉 음반을 냈다.
■ 테크토닉이 뭐지? 테크토닉은 ‘테크노’와 ‘일렉트로닉’의 합성어로, 손동작 위주의 독특한 춤과 이 춤을 배경으로 하는 음악을 통칭한다. 현재 세계적 대세인 일렉트로닉 음악, 그중에서도 단순하게 반복되는 강한 비트가 특징인 장르로, 디스코풍의 복고적 느낌도 더해졌다. 무엇보다도 춤이 포인트. 단순한 박자에 맞춰 손동작을 반복하며 화려하게 추는 춤인데, 손과 발이 따로 노는 것도 특이하다. 얼핏 보면 우스워도 쉽게 추는 ‘막춤’은 아니다.
테크토닉은 2000년께 파리의 클럽에서 탄생한 것으로 알졌는데, 지난해부터 세계적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마니아들이 유튜브 등에 올린 재미있는 손동작춤 손수제작물(UCC)이 각국 누리꾼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 누구나, 어디서나 즐긴다 테크토닉 유시시 열풍은 국내에도 거세다. 누리꾼들이 대형 마트, 지하철역, 대학 강의실 등 엉뚱한 장소에서 자신이 테크토닉을 추는 장면을 찍어 인터넷에 올리며 함께 즐긴다. 한 남자가 지하철 안에서 춤추는 동영상이 뜨면 여러 명이 함께 지하철역에서 춤추는 영상 등 다양한 ‘지하철 테크토닉 패러디’가 뒤를 잇는다.
‘뜨는’ 음악들도 빠르게 테크토닉으로 합성, 패러디되어 재생산된다.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 삽입곡인 산타 에스메랄다의 <돈 렛 미 비 미스언더스투드>에 빙과 ‘빠삐코’ 광고음악을 섞어 만든 패러디 동영상 ‘빠삐놈’이 최근 인터넷에서 선풍적 인기를 누린 것이 대표적이다. 컴퓨터로 손쉽게 일렉트로닉 음악을 만들 수 있게 된데다 리듬이 단순해 각종 화면과 일치시키기 쉬워 패러디들이 왕성하게 만들어지고 있다.
■ 테크토닉을 즐기려면 테크토닉을 즐기려면 춤부터 배우는 것이 필수. 클럽에서 이 춤을 추려는 사람들을 위한 ‘테크토닉 강좌’ 유시시들이 실로 다양하다. 동작이 정해진 게 아니므로 마음에 드는 동영상을 골라 배우면 된다. 음악평론가 성우진씨는 테크토닉이 인기를 끄는 이유로 “단순한 유럽 리듬에 복고적인 느낌까지 가미되어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댄스음악에 가깝고, 국내 트렌드를 이끄는 클럽음악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테크토닉은 음악과 춤에 패션까지 삼박자가 조화를 이루는 문화 코드기도 하다. 원색과 형광색의 옷에 달라붙는 바지, 여성의 경우 선명하게 반짝이는 원 포인트 메이크업 등이 클럽을 찾는 ‘테크토너’의 패션 코드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사진 미디어라인 24엔터테인먼트 제공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사진 미디어라인 24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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