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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한국의 민담 음악으로 들려줄게요

등록 2008-08-13 18:58수정 2008-08-13 19:42

제이 그린버그(왼쪽)
제이 그린버그(왼쪽)
미국 17살 ‘작곡 신동’ 제이 그린버그
대관령국제음악제 초연 앞두고 방한
“모차르트 같은 천재 작곡가로 불리는 것을 좋아하진 않아요. 하지만 세계적 추세에서 클래식 음악의 시장성을 고려하면 그렇게 말하는 것도 이해합니다. 제가 스무 살이 되어서 벗어나는 수밖에 없지 않겠어요?”

한국을 처음 찾아온 미국 클래식계의 ‘작곡 신동’ 제이 그린버그(사진)에게선 열여섯 소년답지 않은 진지함이 묻어났다. 제이 그린버그는 15일 평창에서 열리는 대관령국제음악제에서 그가 작곡한 실내악곡 <네 가지 풍경>의 세계 초연을 앞두고 12일 입국했다. <네 가지 풍경>은 대관령국제음악제 쪽의 요청을 받아 그가 한국 민담을 읽고 얻은 느낌으로 지은 곡이다. 그린버그는 13일 기자들과 만나 “한국 민담은 ‘그림 동화’ 같은 서양 동화와 다른 미묘한 차이, 극적인 결말 등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1991년생인 그린버그는 2002년 미국 줄리아드 음대에 입학했고, 피아노 소나타부터 교향곡에 이르기까지 100여 곡을 작곡해 천재 음악가로 불리고 있다. 3살엔 첼로를, 7살엔 작곡을 배웠다는 이야기가 2004년 미국 <시비에스>(CBS)의 유명 프로그램 <60분>에서 모차르트에 비견되며 보도돼 유명해졌다.

2006년 첫 음반을 낸 그는 소니 클래시컬 레이블과 전속계약을 맺은 최연소 작곡가다. “지금 그때 악보를 보면 30분 안에 고칠 부분들을 찾아낼 수 있을 것 같다”며 멋쩍어하면서도, “아직 배우는 자세이고 점차 나아지리라 생각한다”고 말하는 낙천적인 모습이었다. 주로 고전적 스타일의 곡을 작곡하는 데 대해서는 “베토벤과 브람스의 영향을 많이 받았지만 (20세기 작곡가인) 스트라빈스키와 버르토크도 좋아한다. 아직 고전 작곡가들을 배우고 따라 하는 수준이기 때문에 현대음악은 그 뒤에야 관심을 보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에 초연하는 <네 가지 풍경>을 두고 그는 “활달하다고 느낄 수도 있고, 비극적으로 느낄 수도 있을 것”이라며 “금요일에 많은 분들이 작품을 듣고 느껴주시면 좋겠다”고 수줍어했다.

“머릿속에서 항상 음악이 들린다”는 천재 작곡가의 일상은 일반 16살짜리 소년들과 다르지 않을까. 그는 “며칠씩 작곡에 몰두하긴 하지만 영감이 안 떠오르면 작곡을 못 하므로 오히려 보통 친구들처럼 자유시간을 많이 보낸다”고 설명했다.

함께 한국에 온 아버지 로버트 그린버그 뉴욕시립대 언어학 교수는 “어릴 때 특별히 시킨 것도 없는데 혼자 악기도 연주하고 다 알아서 하더라”며 “집안에 음악가도 없는데, 아마 돌연변이인 것 같다”고 웃었다. 이들 부자는 한국 방문을 앞두고 개인 가정교사를 두고 10시간 동안 한국어를 배웠다고 한다. 시각장애인인 아버지는 말을, 아들은 글을 배웠다고 하는데 아버지는 “나는 언어학 교수입니다” 등의 자연스러운 억양의 한국어를 구사해 기자들을 놀라게 했다.


정유경 기자, 사진 대관령국제음악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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