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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 ‘왜’냐고 물어라, 혁신이 시작된다

등록 2008-08-20 18:41수정 2008-08-21 11:30

여성 디자이너 마탈리 크라세(43·사진)
여성 디자이너 마탈리 크라세(43·사진)
프랑스 대표 디자이너 크라세 한국서 전시회
디자인·기능 접목, 장식·가구·건축 망라
“위험 회피하는 회사와는 일하지 않아”

“가정은 바뀌어야 한다. 단순히 누에고치처럼 휴식과 잠자는 공간이어서는 안된다. 그곳에서 혁신과 실험이 이뤄져야 하고 그 결과는 가족뿐 아니라 타인들과 공유해야 한다.”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인 여성 디자이너 마탈리 크라세(43)는 한국디자인문화재단에서 여는 디자인워크숍 참가 및 ‘프랑스 디자인의 오늘’ 전시회(소마미술관, 31일까지)에 출품을 계기로 서울에 온 그는 간담회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거침없이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그는 1997년 파리시가 주는 ‘디자인 대상’을 받았고, 2006년 프랑스 최고의 디자이너로 선정된 바 있으며 그의 대표작으로는 2003년 프랑스 니스의 하이호텔 리모델링 작업을 꼽는다. 38개 객실을 파스텔 톤으로 꾸며 세계적인 화제가 되었다. 그는 현재 자신의 회사인 ‘마탈리 크라세 프로덕션’을 운영하고 있으며 파리 장식미술관, 뉴욕 국립현대미술관 에 작품의 일부가 소장돼 있다.

“현대사회는 다변화돼 있다. 가정의 기능을 한 가지로 국한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그것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가급적 개방하라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점차 바깥사회와 기능을 공유해 나갈 수 있다.”

그는 의자와 소파를 예로 들었다. “팔걸이 의자는 18세기 시민계급이 등장한 시대에 만들어진 형태“라며 “그런 형태가 지금까지 유지되면서 집안의 생활방식을 규정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소파가 인체를 늘어지게 만드는 기능만을 갖고 있음을 지적하고 이완된 인체구조에 적합한 모양으로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가 디자인한 가구들은 디자인과 예술의 경계지대에 있으며 다기능인 것이 특징이다. 또 그의 디자인 영역은 장신구, 가구, 인테리어, 건축 등 전분야를 아우르고 있으며 다른 분야의 작가들과의 협업이 많은 편이다. 어떻게 이런 작업이 가능할까.


“작가가 스스로 마음이 열려 있고 프로답다는 것을 보여주면 고객들한테서 다양한 요구가 들어오고 이것은 작가의 한계를 확장시켜준다. 이런 바탕은 교육에서 온다. 디자인 학교의 목표는 학생들에게 자발성과 자립력, 생각하는 도구를 제공해준다. 하지만 학교는 가속기 구실을 하고 방향은 학생 스스로 잡아야 한다.”

그래서 고객들은 마탈리와 공동작업을 하면서 새로운 논리를 발견하고, 애초의 생각과 다른 방향을 잡아나가기도 한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비전을 공유하고 장기계약이 가능해진다고 그는 소개했다. 따라서 고객과의 분쟁은 거의 없는 편이다. 그는 위험을 감수하려 하지 않는 회사와는 일하지 않는다며 “공동작업에서 중요한 것은 극복할 수 없는 한계는 없다는 점을 공유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창의성을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회의 변화에 민감해야 한다. 도시에 살면 자연스럽게 변화를 느끼게 된다. 여행을 하면서 다른 삶의 방식을 비교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 인류학에 관한 공부도 도움이 된다.” 그는 장기적인 프로젝트를 할 때는 인류학자와 공동작업을 하기도 한다.

“혁신은 주변부에서 시작된다”는 그는 “유럽은 전체적으로 옛 것을 중시하는 편이지만 프랑스 디자이너들은 ‘왜’라는 질문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우리는 결코 만족하지 않는다. 그것이 문제가 될 수도 있지만 혁신의 엔진이라고 생각한다.”

글·사진 임종업 선임기자 blitz@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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