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 간 한국작품들 외국시장서 ★로 뜨다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가보니
해마다 8월이면 영국 에든버러는 축제의 도시로 탈바꿈한다. 프린지 페스티벌, 인터내셔널 페스티벌, 북 페스티벌, 밀리터리 타투 등 각종 축제의 열기가 한달 내내 가득하다. 그중 에든버러 프린지는 전세계 공연예술 관계자들이 모여드는 최대의 축제이자 공연예술 시장이다.
올해는 국내 13개 공연단체들이 에든버러 프린지에 참가했는데, 극단 초인의 <선녀와 나무꾼>(사진 위), 극단 모시는 사람들의 <몽연>, 두비커뮤니케이션의 <사랑하면 춤을 춰라>(사진 아래), 드럼캣 엔터테인먼트의 <드림 오브 캣>, 대구시립무용단의 <햄릿 에피소드> 등이 현지 주요 언론으로부터 별 넷 또는 다섯짜리라는 호평을 받았다.
특히 여성 타악그룹인 드럼캣 엔터테인먼트의 <드림 오브 캣>은 <헤럴드>로부터 “뛰어난 연주력과 무대 위에서의 시각적 효과가 완벽하게 결합된 타악공연”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매주 최고 공연에 주는 ‘헤럴드 에인절상’을 받았다. 에든버러는 다른 어떤 축제보다도 현지 언론의 리뷰가 공연 흥행과 작품성을 인정받는 데 중요한 몫을 하기 때문에 매우 고무적인 일이었다.
런던의 3대 창작극 전문 공연장인 ‘소호극장’은 한국의 고유 문화를 배경으로 한 창작극들인 <선녀와 나무꾼>과 <몽연>에 많은 관심을 보이며 적극적으로 초청하려는 의사를 보였다. <사랑하면 춤을 춰라>도 올해 에든버러 프린지에서 새롭게 개관한 뮤지컬 전용극장 ‘뮤직 시어터 앳 조지 스퀘어’에서 매진을 기록하며 한국 비언어극의 국외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62회를 맞은 올해 에든버러 프린지는 2천여 작품이 모두 3만1천여 차례 공연하고 46개국에서 1만8천여 공연자들이 참가하는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에든버러 현지 언론과 공연관계자들은 프린지의 정체성을 두고 특히 심각하게 우려하는 분위기였다. 경기 침체로 관광객이 줄었고, 박스오피스 시스템엔 결함이 있었으며, 최악의 날씨에 올림픽 기간까지 겹쳐 전반적인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특히 올해 새로 도입한 온라인 티켓박스 시스템의 오작동으로 16일 열린 프린지 총회에서는 감독인 존 모건의 사임까지 거론되기도 했다.
주요 공연장인 어셈블리, 언더벨리, 길디드벌룬, 플레상스는 ‘축제 안의 축제’인 코미디 페스티벌을 올해 처음 개최해 프린지 정신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받았다. 코미디 장르의 강세를 보여주는 것이지만 외부 스폰서의 지원을 받기 위한 상업적 목적이 강했다는 것이다.
에든버러 프린지는 축제인 동시에 치열한 공연예술 시장이란 이면을 가지고 있다. 시간이 더해감에 따라 덩치가 커지면서 초심을 잃어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누구나 자유롭게 참가할 수 있기에 준비가 부족한 채로 왔다가 파산을 하는 참가자들도 있고, 관객 하나 없는 공연장에서 참가했다는 것만으로 만족을 해야 하는 단체들도 늘어나고 있는 현실이다. 참가에 의미를 두기에는 비용과 대가가 너무 크다. 완성도 높은 작품을 제작해야 할 뿐만 아니라, 기획자의 철저한 기획과 사전조사, 그리고 체계적이고 탄탄한 홍보마케팅 전략이 에든버러 프린지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필수 조건이다.
윤지은/예술경영지원센터 국제교류팀 코디네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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