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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무대에 쓴 ‘한-일 근현대사’

등록 2008-08-28 21:25

우리의 근현대사에서 일본의 의미를 조명하는 작품들이 잇따라 무대에 오르고 있다. 위에서부터 시계 방향으로 김진환한국춤예술원의 <꽃은 피어 웃고 있고>, 대학로극장의 <청산리에서 광화문까지>, 성좌의 <물의 노래>.
우리의 근현대사에서 일본의 의미를 조명하는 작품들이 잇따라 무대에 오르고 있다. 위에서부터 시계 방향으로 김진환한국춤예술원의 <꽃은 피어 웃고 있고>, 대학로극장의 <청산리에서 광화문까지>, 성좌의 <물의 노래>.
광동대학살·위안부 등 소재
연극 춤극 뮤지컬로 나란히
연극계가 ‘과거사’에 주목하고 있다. 우리 근현대사에서 일본과 관련된 민감한 과거를 조명하는 공연들이 잇따라 무대에 오르고 있다. 마침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으로 과거사 왜곡 문제가 쟁점이 되고 있어 관객들에게는 보는 재미와 의미가 각별할 듯하다.

?극단 성좌의 연극 <물의 노래>(8월29일~9월7일 문화공간 엘림홀)는 일본 ‘관동대지진’과 조선인 학살 사건을 가해자 일본인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작품이다. 1923년 9월1일 진도 7.9의 대지진이 일본 간토지방을 강타해 수많은 사람들이 죽자 당시 일본 정부 관료들은 “조선인이 방화를 했다” “우물에 독을 풀어 넣었다”는 등의 유언비어를 조장해 공포와 공황에 빠진 민심의 화살을 조선인으로 돌렸다. 분노한 일본인들은 자경단을 조직해 조선인들을 학살했다. 연극은 도쿄에서 학살을 피해 시골 마을 사이타마현으로 도망간 조선인 가족을 숨겨준 일본인 우동집 주인의 눈에 비친 일본 제국주의의 야만성과 폭력성을 고발한다. 지난해 거창국제연극제 세계초연희곡 공모 당선작이다. 연출자인 권오일 성좌 대표는 “오늘날까지도 일본 정부는 위안부 문제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도 거부하고 있으며 끊임없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며 “이런 현실 속에서 시대를 반영한 리얼리즘 연극으로 한국 사회에 경종을 울리고자 한다”고 작품 의도를 밝혔다.

극단 성좌는 간토대지진이 발생한 지 75년째 되는 9월1일이 공연을 하지 않는 월요일이지만 억울하게 희생당한 조선인들을 애도하는 뜻에서 공연을 할 예정이다. 배봉기 광주대 교수(문예창작과)가 극을 썼고, 권은아씨가 협조연출을 했으며, 김순이 조원희 조주현 김효신씨 등이 출연한다. (02)744-0300.

극단 현대극장의 뮤지컬 <두번째 태양>(8월28일~9월1일 나루아트센터 대공연장)은 가상의 신화에 빗대어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의 허구성과 역사 왜곡 문제를 꼬집는다. 천지신의 아들 마루가 강한 자들에게 고통 받는 약자들을 도우려고 두번째 떠오른 태양을 쏘아 동해에 떨어뜨리고 가온이라는 나라를 세운다. 바다에 떨어진 두번째 태양은 ‘검은새’라는 섬이 된다. 천년 뒤 이웃나라 부루가 가온의 땅을 빼앗으려고 하자 가온의 왕 찬솔과 백성들은 가온 역사의 출발점인 섬 ‘작은새’에서 죽음으로 나라를 지켜낸다. 작품 속에서는 독도를 곧바로 언급하지 않지만 동해 섬 ‘검은새’는 독도를 상징하며 가온은 한국을, 부루는 일본을 의미한다. 역사 왜곡과 영토분쟁으로 보이지 않는 전쟁이 벌어지는 세상에서 생명과 평화의 소중함을 강조하는 것이 주제다. 예술감독 김의경, 연출 김진영, 작사 문희, 작곡 이자은, 출연 서현수 조유신 한애리 최윤정 등. (02)762-6194.

극단 대학로극장의 연극 <청산리에서 광화문까지>(9월5~28일 소극장 예술정원)는 ‘친일 청산’ 문제를 패러디해 잘못된 신념 때문에 뒤틀린 근대 역사관을 거꾸로 까발리는 코미디다.

?고아원에서 자라 자칭 독립운동가에게 입양된 삼형제는 양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가업인 주검 매매업을 지키고자 청부살인을 일삼는다. 양아버지는 일제 치하에서 주검을 거둬 관동군 731부대에 판 돈으로 독립운동가들을 후원했다고 가르쳤는데, 삼형제는 시신 매매야말로 친일파를 처단하고 독재정권을 몰아내는 일이라는 착각 속에 폭력배의 사주를 받아 청부살인에 나선다.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강령의 금기사항인 여자를 납치하면서 웃지 못할 소동이 벌어진다. 이우천씨가 연출을 맡았고, 김주명 최동엽 배상돈씨 등이 출연한다. (02)766-0773.

이 밖에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삶을 70분 남짓 진혼의 춤으로 담아 최근 좋은 반응을 얻은 김진환한국춤예술원의 춤극 <꽃은 피어 웃고 있고>(총연출 김진환, 대본·안무 임응희)도 11월 앙코르 공연을 할 예정이다.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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