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 음악에 담다’ 새음반
소설 등 문학작품 노래로 빚어
소설 등 문학작품 노래로 빚어
‘모든 예술은 음악적 상태를 동경한다.’
영국 비평가 월터 페이터의 멋진 경구를 이 새 음반에서 맛있게 되새김할 수 있다. 음반사 굿인터내셔널이 ‘한국문학 음악에 담다’라는 제목으로 낸 11곡의 창작곡 편집 앨범은 비범한 기획이다. 국악, 클래식, 대중음악 분야의 비주류 장인들이 세간에 인기를 모은 소설, 시 등의 문학 작품 등에서 영감의 재료를 공들여 발라낸 뒤 창작의 고통으로 빚어낸 곡들이다. 그 재료들은 소설의 경우 김훈의 <칼의 노래>, 공지영의 <즐거운 나의 집>, 김려령의 <완득이>, 신경숙의 <리진> 등이었다. 김사인의 시집 <가만히 좋아하는>, 최규석의 만화 <대한민국 원주민> 등도 대상이 됐다.
음반의 곡은 100% 창작곡이다. 대개 1~3달 동안 음악인들은 작품의 작가와 진지한 대담과 독해를 했다. 그 느낌 위에 힙합, 클래식, 퓨전, 재즈 등에서 각자 지향하는 음악세계를 촘촘히 배어들게 했다. 밴드 토미기타는 최규석 만화를 본 느낌을 불안정하고 단말마적인 록기타의 선율로 마구 토한다. <칼의 노래>는 이순신이 전사하는 순간 노량해전의 공간감과 영웅의 내면 고뇌를 기타 현줄을 슬근거리는 독특한 주법과 애절한 해금 가락의 만남으로 표현한다. 02-921-8781.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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