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음악·공연·전시

‘일요일이 다 가는 소리’ 고3 때 작곡한 저예요

등록 2008-09-28 19:14수정 2008-09-28 21:45

김기수
김기수
김기수씨, 20년 만에 첫 음반
“일요일이 다 가는 소리 아쉬움이 쌓이는 소리/ 내 마음 무거워지는 소리….”

해 저문 일요일 들리는 소리처럼 안타까운 것이 있을까. 엿장수가 아이 부르는 소리, 두부 장수 짤랑대는 소리, 가게 아줌마 동전 세는 소리와 함께 저무는 휴일의 서정을 그린 노래가 ‘일요일이 다 가는 소리’다.

1984년 <노래를 찾는 사람들> 1집에 실렸던 이 노래의 작곡가 김기수(49)씨가 20여년 만에 처음 자기 이름을 건 음반 <희망>을 냈다. 김씨는 당시 ‘노래를 찾는 사람들’(노찾사)의 모태인 서울대 노래패 ‘메아리’에서 활동했다.

“이 노래를 지은 건 고3 때였죠. 마루에 앉아 석양을 바라보는데 어찌나 아쉽던지…. 대중음악 작곡가였던 아버지 덕택에 일찍 음악에 눈떴어요. 대학 노래패에 들어갔는데, 김민기씨가 새로 낼 음반에 수록했죠.”

그는 “아버지 같은 직업은 안 된다”는 어머니의 만류로 대학 졸업 뒤 제약회사에 들어가 20년간 다른 길을 걸었다. 하지만 음악에 대한 갈증을 끝내 누를 수는 없었다. 결혼하고 첫아이가 태어났을 때 그 기쁨에 먼저 작곡부터 했던 그다. 87년 그렇게 탄생한 노래 ‘그림을 그리자’는 2007년 공익광고협의회 출산장려 캠페인 음악으로도 쓰인 바 있다.

그는 20년 넘게 해묵은 갈증을 새 음반에서 마음껏 풀어냈다. <희망>에는 삶의 기쁨과 사랑 등을 잔잔하게 풀어낸 포크송들이 실렸다. ‘일요일이 다 가는 소리’처럼 몇 번씩 들어도 질리지 않는 생명력이 있다. 그는 “운동권들이 제도권에 흡수되는 것을 보면서, 한순간 확 타올랐다 꺼지기보다 평생을 통해 실천 가능한 일을 하는 것이 더 의미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했다.

“사람들에게 ‘아, 나도 좌절하지 않고 새롭게 해나가자’고 힘을 주는 곡을 쓰고 싶어요. 덤덤한 듯 평범하면서도 색다른 노래를 만들고 싶습니다.”

“음악 이야기를 하는데 왠지 인생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며 그는 웃었다. 결코 늦지 않은 삶을, 느지막하게 노래하는 ‘희망’이 느껴졌다.

글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사진 탁기형 기자 khta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