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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한 무대, 다른 언어 스즈키판 ‘엘렉트라’

등록 2008-09-30 18:46

엘렉트라
엘렉트라
 스즈키 타다시(69)
스즈키 타다시(69)
연극에서 ‘스즈키 메소드’라는 배우 훈련법의 창안자로 잘 알려진 일본 연출가 스즈키 타다시(69)가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초청으로 한국을 찾았다. 그는 그로토프스키, 피터 브록 등과 함께 세계 실험극 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그는 2~4일 경기도 안산 문화예술의전당, 10~11일 서울 아르코예술극장에서 한국 배우들과 함께 한-일 합작극 <엘렉트라>를 선보인다. 1986년 아시안게임 문화행사로 <트로이의 여인들>을, 94년 <리어왕>을 한국에서 올린 적이 있지만, 한국 배우들과 작업하기는 처음이라고 한다.

스즈키는 지난달 26일 기자간담회에서 “스즈키 메소드는 호흡, 몸의 중심 잡기, 에너지 소비의 세 요소를 적절히 조절하는 능력을 키우는 훈련법”이라며 “스포츠 훈련과 비슷하지만 세 요소를 배우의 목소리와 연기에 실을 수 있도록 만든다는 점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춤, 음악처럼 아시아·서양 배우들이 같은 무대에서 함께 연기할 수 있는 훈련법을 고안하고 싶었다”고 창안 동기를 밝혔다.

<엘렉트라>에는 지난 1월 한국에서 오디션을 통해 직접 선발한 뒤 일본 토가예술촌에서 ‘스즈키 메소드’로 훈련시킨 한국 배우 16명이 출연한다. 또 <엘렉트라> 러시아 공연에서 같이 작업한 현지 타강카극단의 여배우 나나 타치시빌리가 변유정과 주인공 엘렉트라 역을 번갈아 맡는다.

<엘렉트라>는 극작가 호프만 스탈(1874~1929)이 고대 그리스 비극을 바탕으로 지은 작품. 엘렉트라가 트로이 전쟁에서 돌아온 아버지 아가멤논을 죽인 어머니 클리템네스트라와 그의 정부 아이기스토스에게 복수하는 과정을 그렸다.

이번 무대는 한국과 러시아의 배우가 각기 자기네 말로 연기하는 것이 특이하다. 스즈키는 “다른 국적의 배우들이 상대방 대사를 못 알아들어도 다른 배우의 호흡, 대사에 맞물린 연주음의 질감과 템포 등에 따라 반응하고 자기 대사를 표현하게 된다”며 “한 무대에서 다중언어가 어우러지는 경험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스즈키는 <트로이의 연인들>, <체홉>, <리어왕> 등을 세계 각국에서 공연하면서 다른 국적 배우들을 한 무대에 세워 다양한 언어가 어우러지는 연극을 선보였다. 배우 대부분이 휠체어를 타고 등장하며, 연주자 한 명을 제외한 모든 출연자가 정신병자로 그려지는 것도 독특하다. 스즈키는 “이 세계는 정신병원이라는 것이 나의 세계관”이라며 “9·11 테러 같이 이제는 이 세계를 아무도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031)481-4000, (02)760-4643.

글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안산문화예술의전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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