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부터 한국 순회 콘서트를 시작한 피아니스트 사사키 이사오. 지난 11일 숙소인 서울 시내 호텔 앞뜰에서 가을 정취를 느끼고 있다.
재즈피아니스트 사사키 이사오 방한 콘서트
로맨틱 피아니스트 이사오 사사키가 11일 <한겨레>와 인터뷰에 앞서 서울 안국동 서머셋팰리스서울 정원에서 한국의 가을 정취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내 음악의 어떤 슬픈 정서
한국인들과 잘 맞는것 같아”
이루마·빅마마 함께 무대에 그 뒤로 7년, 한국인들은 일상 속에서 어렵지 않게 사사키의 피아노 선율을 접할 수 있게 됐다. 그는 1999년 12월 대표곡 ‘스카이 워커’가 담긴 첫 음반 <미싱 유> 이후 지난 9월 <프롤로그>까지 모두 11개의 음반을 내놨다. ‘엘라스틴’ ‘아시아나항공’ ‘지오다노’ 등 국내 광고에 쓰인 음악도 많다. 14일 대전 우송예술회관을 시작으로 서울(16일 예술의 전당), 대구(18일 수성 아트피아), 광주(21일 5·18 기념관)를 잇는 전국 콘서트를 진행 중인 사사키를 11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사사키는 “나의 음악이 한국인들의 감정과 잘 맞는 것 같다”는 얘기로 말문을 열었다. 자그마한 체구에 동그란 얼굴, 영락없이 인자한 선생님이다. 그는 자신의 생각을 말로 잘 풀어내지 못해 자주 웃곤 했다. “음악이라는 것은 음이잖아요. 남지 않고, 그 자리에서 사라져 버리죠. 그런 느낌들을 말로 표현하는 게 사실 불가능하죠.” -99년 첫 앨범 이후 한국에서 큰 사랑을 받아왔는데? “그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우선 멜로디가 이해하기 쉽다. 내 음악의 어떤 슬픈 정서가 한국인들과 잘 맞는 것 같다. 그런데 그게 구체적으로 뭐냐, 그렇게 물으면 똑 부러지게 말하지는 못한다. 글쎄, 그게 뭘까?(웃음)” 이번 공연에서 협연하는 한국의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이루마(30)씨는 언젠가 사사키의 음악에 대해 “듣고 있으면 과거에 받은 상처를 쓰다듬어 주는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의 공연에는 유독 ‘고맙다’ ‘감사하다’는 반응이 많다. 그의 음악을 매개로 결혼에 성공한 연인들도 많다고 한다. -공연 주제가 ‘러빙 유’인데. 어떤 의미인지? “지난 10년 동안 아낌없는 사랑을 보내 준 한국 팬들에게 답례한다는 뜻이다. 여러분이 나를 사랑해 주셨듯, 저도 사랑한다는 마음을 담았다. 공연을 찾는 분들께는 존 레넌의 ‘러브’와 영화 <브루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의 주제 음악 등을 편곡해 연주한 시디(CD)를 나눠드릴 예정이다.” 홋카이도 삿포로에서 태어난 그는 세 살 때 처음 클래식 바이올린을 잡는 것으로 음악을 시작했다. 그러나 결국 클래식이 아닌 재즈피아니스트가 됐다. “클래식은 악보를 있는 그대로 쳐야 한다. 그런 점에 싫증이 난 것 같다. 음악을 연주하면서 그때그때 떠오르는 내 느낌들을 담고 싶었다. 그래서 20대 때는 노래도 불러봤고, 록 음악도 했고, 기타도 쳐 봤다. 그런데 재즈기타로는 돈을 못 벌 것 같아서(웃음), 결국 재즈피아니스트가 됐다.”
스톰프 뮤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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