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만에 다시 함께 무대에 서는 미선이 밴드의 조윤석(오른쪽), 이준관(가운데), 김정현이 14일 서울 양재동 연습실에서 호흡을 맞추며 환하게 웃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17일 ‘그랜드민트 페스티벌’ 무대에
‘루시드 폴’ 조윤석, 김정현·이준관
“어떤 사람들이 어떤 반응 보일까”
‘루시드 폴’ 조윤석, 김정현·이준관
“어떤 사람들이 어떤 반응 보일까”
오는 17~19일 열리는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출연진들 가운데 가장 화제를 모으고 있는 뮤지션은 ‘미선이’라는 소박한 이름을 가진 밴드다. 미선이를 설명할 수 있는 표현은 다양하다. 1997년 밴드를 결성해 98년 첫 앨범을 내고 2001년을 끝으로 해체해버린 짧은 역사의 밴드라는 사무적인 설명도 가능하고, <드리프팅>이라는 명반을 남긴 인디 로컬 신의 대표적인 밴드였다는 음악사적인 설명도 가능하다. 또 루시드 폴(조윤석의 1인 프로젝트 밴드)이 과거에 몸담았던 밴드라는 식의 설명도 가능하다. 그런 미선이가 ‘동네 밴드’로 처음 시작할 때의 오리지널 라인업(조윤석, 김정현, 이준관)으로 17일 무대에 서기로 한 것이다.
“페스티벌 주최 쪽에서 루시드 폴은 이제 식상하다고 부르지 않겠다고 했어요.(웃음) 미선이가 다시 한 번 무대에 서는 건 어떻겠냐고 제의를 해서 멤버들에게 메일을 보냈어요. 두 친구가 미국에서 회사를 다니고 공부를 하고 있어서 기대하지 않았는데 흔쾌히 하겠다고 하더라고요.”(조윤석)
지난 14일 저녁 서울 양재동 연습실에서 세 멤버를 만났다. 미국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김정현은 공연을 위해 아껴온 휴가를 사용했다고 한다. 지난 7월 스위스 로잔공대에서 생명공학 박사 학위를 받은 조윤석도 공연을 위해 잠시 귀국한 상태다.
무대에서 어떤 노래를 들려줄 거냐는 질문에 “우리 노래들, 할 수 있는 건 다 할 것”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드리프팅’ 한 곡 빼고는 ‘파노라마’까지 미선이 노래를 다 할 거고, 루시드 폴 노래 ‘사람이었네’도 연주할 생각이에요.”
미선이는 활동 초기 큰 주목을 받은 밴드는 아니었다. 홍대를 중심으로 활동하던 인디 로컬 밴드들이 한국 대중음악계에서 비주류의 위치에 있었다면, 미선이는 그 가운데서도 비주류라는 느낌이 강했다. 조윤석은 “항상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어요. 밴드를 할 때 늘 주눅이 들어있었는데, 그때 같이 활동했던 밴드들이 하는 걸 보면 그럴 수밖에 없었어요. 콤플렉스였죠”라고 말했다.
자신들의 실력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신림동의 한 클럽에서 첫 공연을 했던 미선이는 이후 조금씩 실력을 쌓고 인기를 얻어가며 홍대 클럽까지 진출했다. 음악 역시 마찬가지였다. 첫 앨범 <드리프팅>이 나왔을 때 열광적인 반응은 없었지만 은근한 인기를 끌면서 지금도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앨범이 되었고, 평단을 중심으로 확고한 지지를 획득했다. 아직까지 미선이의 음악을 기억하는 팬들의 얘기를 꺼내자, 조윤석은 “어떤 사람들이 무대 앞에 앉아서 어떤 반응을 보일까 정말 궁금해요”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멤버들에게 미선이란 밴드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물어봤다. “항상 그리움 같은 것들이 있어요. 루시드 폴로 처음 시작을 할 때도 그냥 미선이란 이름으로 활동을 하지 왜 굳이 새 이름으로 활동하느냐는 얘기도 들었었는데 미선이 1집 내고 공연할 때의 느낌이 전혀 나지 않으니까 그냥 공백으로 놔두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조윤석)
“사실은 올까 말까 많이 망설였어요. 동네 밴드로 처음 시작했지만 이제는 내가 단순히 즐길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났고, 또 윤석이 형 이름값도 있고. 하지만 귀한 기회라는 생각에 오게 됐어요”(이준관) 김정현도 ‘귀한 기회’란 말에 공감하며 “미선이는 항상 마음 깊은 곳에 좋은 감정을 남겨준 경험이고 추억”이라고 말했다.
아쉽게도 이번 공연은 일회성이다. 하지만 여지는 남겼다. “같이 곡 작업도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제 욕심이라는 걸 잘 알고 있어요. 저야 계속 음악을 하고 있이지만 이 친구들은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죠. 다른 것들도 계획을 해보려고 하는데 아직은 조금 막연해요.”(조윤석) 김학선/웹진 <보다> 편집장 studiocarrot@naver.com
아쉽게도 이번 공연은 일회성이다. 하지만 여지는 남겼다. “같이 곡 작업도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제 욕심이라는 걸 잘 알고 있어요. 저야 계속 음악을 하고 있이지만 이 친구들은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죠. 다른 것들도 계획을 해보려고 하는데 아직은 조금 막연해요.”(조윤석) 김학선/웹진 <보다> 편집장 studiocarro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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