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티브이 온 더 라디오’
새 앨범 ‘디어 사이언스’ 호평
새 앨범 ‘디어 사이언스’ 호평
“똑같은 곡이 단 하나도 없다”(<큐 매거진>), “팝의 목표와 라이브의 미학이 공존하는 앨범”(<롤링 스톤>), “근사한 흥분”(<피치포크>). 서구 팝음악 잡지들의 상찬에 거침이 없다. 최근 새 앨범 <디어 사이언스>를 내놓은 밴드 ‘티브이 온 더 라디오’(사진)에 대한 반응이다. 현재 서구 비평가들에게 가장 큰 지지를 받는 밴드답게 거의 모든 미디어들로부터 찬사가 쏟아진다. 2년 전 발표했던 앨범 <리턴 투 쿠키 마운틴>이 본격적인 호평의 시작점이었다면, <디어 사이언스>는 이제 그 정점에 서 있는 듯하다. 이들의 음악을 단적으로 규정할 수 있는 단어는 ‘다양성’이다. 멤버 다섯 명 가운데 네 명이 아프리카계 미국인이라 자연스럽게 록음악 안에 솔과 재즈를 담아낼 수 있다. 여기에 ‘포스트 펑크’, ‘일렉트로닉’ 등 젊은 장르까지 더했다. 이 다양함을 한 앨범 안에서 기막히게 조화시키는 게 바로 이 밴드만의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티브이 온 더 라디오는 2001년 미국 뉴욕의 한 필름 스쿨에서 밴드의 보컬리스트 툰드 아드빔프와 기타리스트 데이비드 시텍이 만나면서 결성됐다. 서로 우연히 대화를 하다 공통된 음악적 교감을 확인한 이들은 함께 음악을 만들었고, 조금씩 사람들에게 퍼져나갔다. 친구가 지어준 별 의미 없는 이름을 밴드의 간판명으로 삼은 이들은 라디오헤드의 <오케이 컴퓨터>에서 따온 <오케이 캘큘레이터> 앨범을 만들면서 본격적으로 음악계에 발을 디뎠다. 백인음악과 흑인음악을 잘 융화시킨 밴드의 사운드는 곧 반향을 일으켰고, 이후 석 장의 앨범을 더 발표하면서 점차 거물 밴드로 성장했다. <디어 사이언스>는 지난 앨범들에 비해 선율이 순해졌고, 복합 리듬 따위의 실험적 연주도 별로 없어 훨씬 원숙하고 듣기 편해졌다. 자기 스타일을 굳히면서 좀더 ‘대중적인’ 밴드가 된 셈이다. 밴드가 지닌 고유의 특징들을 포기하지 않고도 이런 변화를 추구할 수 있다는 데서 이들이 거장의 반열에 점차 다가가고 있다는 조짐이 느껴진다. 강앤뮤직이 지난달 말 라이선스 앨범을 발매했다. 김학선/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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