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테너 이언 보스트리지
19일 4년만에 내한 공연
19일 4년만에 내한 공연
슈베르트 독일 가곡
‘…아가씨’ 20곡 전곡 불러 “슈베르트가 아니었으면 성악가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슈베르트는 언제나 내 마음 가장 깊은 구석을 건드려 왔다. 내 심장이나 마찬가지인 작곡가다.” 영국의 테너 이언 보스트리지(44)는 유럽에서 슈베르트 리트(독일 가곡)를 가장 잘 부르는 성악가로 꼽힌다. 현존하는 리트의 거장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는 그를 유일한 ‘실력자’로 인정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요즘 젊은 성악가들은 리트의 진정한 예술을 표현하기에 부족한 면이 많다. 다른 스타일의 피아니시모, 다른 스타일의 음영, 텍스트 행간의 의미에 이르기까지,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 채 노래하곤 한다. 물론 예외는 있다. 바로 이언 보스트리지다.” 이언 보스트리지가 19일 저녁 8시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 무대에 선다. 4년 전 내한 무대에서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를 불렀던 그는 이번에도 슈베르트의 리트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 전곡을 부른다.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는 슈베르트가 시인 뮐러의 시에 곡을 붙여 총 20곡으로 꾸민 연가곡. 낭만파 시대에 슈베르트가 처음 낸 가곡집(1824년 출판)으로 순수한 젊은이가 물방앗간 처녀에게 실연을 당한 뒤 시냇물에 몸을 던져 목숨을 끊는 과정을 담았다. ‘방랑’, ‘어디로?’, ‘시냇물에 감사’, ‘하루 일을 끝내며’, ‘초조’ 등으로 이어진다. 보스트리지는 1996년 이 작품을 음반으로 선보여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보스트리지는 여러모로 장점이 많다. 투명하면서도 힘있는 목소리에 타고난 감성, 학구적 해석, 정확한 발성을 구사한다. 슈베르트 가곡에 있어서 누구보다도 독창적인 해석으로 정평이 나 있으며, 호리호리한 몸매와 이지적인 외모 덕분에 공연마다 많은 여성팬이 몰린다. “<아름다운 물방앗간 아가씨>는 내가 사랑에 빠졌던 첫 슈베르트 사이클이었다. 그 실패한 사랑 이야기, 즉 더 경험이 많고, 더 매력적이고, 아마도 더 나이가 많았을 경쟁자에게 사랑을 빼앗긴 한 젊은이에 대한 이야기가 내 청춘기의 가슴에 얼마나 큰 호소력을 갖고 있었는가를 금방 알아챌 수 있을 것이다.” 보스트리지는 음악대학 출신이 아니다. 케임브리지와 옥스퍼드 대학에서 철학과 역사학을 전공해 박사학위를 받은 인문학도다. 그러나 고교시절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가 부른 슈베르트의 <마왕> 테이프를 듣고 빠지게 된 성악가의 꿈을 버리지 못해 29살 나이인 1993년 영국 위그모어홀에서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를 부르며 데뷔했다. 그후 리옹, 쾰른, 런던, 프랑크푸르트 등에서 리사이틀을 열었으며, 콜린 데이비스·로스트로포비치·사이먼 래틀이 지휘하는 런던 심포니, 버밍엄 심포니 악단 등과 협연하며 스타의 자리를 굳혔다.
그는 음반 쪽에서도 매우 활발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데뷔 3년 만인 1996년 슈베르트 음반으로 ‘그라모폰 솔로 보컬 상’을, 1998년 슈만 음반으로 ‘그라모폰 베스트 솔로 보컬상’ 등을 수상하며 ‘독일 가곡 해석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내한무대에서는 학창 시절 친구로 2004년 첫 내한공연을 비롯해 10여년간 호흡을 맞춰온 줄리어스 드레이크가 피아노 반주를 맡는다. 1577-7766.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고양문화재단 제공
‘…아가씨’ 20곡 전곡 불러 “슈베르트가 아니었으면 성악가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슈베르트는 언제나 내 마음 가장 깊은 구석을 건드려 왔다. 내 심장이나 마찬가지인 작곡가다.” 영국의 테너 이언 보스트리지(44)는 유럽에서 슈베르트 리트(독일 가곡)를 가장 잘 부르는 성악가로 꼽힌다. 현존하는 리트의 거장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는 그를 유일한 ‘실력자’로 인정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요즘 젊은 성악가들은 리트의 진정한 예술을 표현하기에 부족한 면이 많다. 다른 스타일의 피아니시모, 다른 스타일의 음영, 텍스트 행간의 의미에 이르기까지,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 채 노래하곤 한다. 물론 예외는 있다. 바로 이언 보스트리지다.” 이언 보스트리지가 19일 저녁 8시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 무대에 선다. 4년 전 내한 무대에서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를 불렀던 그는 이번에도 슈베르트의 리트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 전곡을 부른다.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는 슈베르트가 시인 뮐러의 시에 곡을 붙여 총 20곡으로 꾸민 연가곡. 낭만파 시대에 슈베르트가 처음 낸 가곡집(1824년 출판)으로 순수한 젊은이가 물방앗간 처녀에게 실연을 당한 뒤 시냇물에 몸을 던져 목숨을 끊는 과정을 담았다. ‘방랑’, ‘어디로?’, ‘시냇물에 감사’, ‘하루 일을 끝내며’, ‘초조’ 등으로 이어진다. 보스트리지는 1996년 이 작품을 음반으로 선보여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보스트리지는 여러모로 장점이 많다. 투명하면서도 힘있는 목소리에 타고난 감성, 학구적 해석, 정확한 발성을 구사한다. 슈베르트 가곡에 있어서 누구보다도 독창적인 해석으로 정평이 나 있으며, 호리호리한 몸매와 이지적인 외모 덕분에 공연마다 많은 여성팬이 몰린다. “<아름다운 물방앗간 아가씨>는 내가 사랑에 빠졌던 첫 슈베르트 사이클이었다. 그 실패한 사랑 이야기, 즉 더 경험이 많고, 더 매력적이고, 아마도 더 나이가 많았을 경쟁자에게 사랑을 빼앗긴 한 젊은이에 대한 이야기가 내 청춘기의 가슴에 얼마나 큰 호소력을 갖고 있었는가를 금방 알아챌 수 있을 것이다.” 보스트리지는 음악대학 출신이 아니다. 케임브리지와 옥스퍼드 대학에서 철학과 역사학을 전공해 박사학위를 받은 인문학도다. 그러나 고교시절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가 부른 슈베르트의 <마왕> 테이프를 듣고 빠지게 된 성악가의 꿈을 버리지 못해 29살 나이인 1993년 영국 위그모어홀에서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를 부르며 데뷔했다. 그후 리옹, 쾰른, 런던, 프랑크푸르트 등에서 리사이틀을 열었으며, 콜린 데이비스·로스트로포비치·사이먼 래틀이 지휘하는 런던 심포니, 버밍엄 심포니 악단 등과 협연하며 스타의 자리를 굳혔다.
그는 음반 쪽에서도 매우 활발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데뷔 3년 만인 1996년 슈베르트 음반으로 ‘그라모폰 솔로 보컬 상’을, 1998년 슈만 음반으로 ‘그라모폰 베스트 솔로 보컬상’ 등을 수상하며 ‘독일 가곡 해석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내한무대에서는 학창 시절 친구로 2004년 첫 내한공연을 비롯해 10여년간 호흡을 맞춰온 줄리어스 드레이크가 피아노 반주를 맡는다. 1577-7766.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고양문화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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