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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브라운 아이드 소울’에서 나만의 ‘영혼’ 뽑아냈죠

등록 2008-11-11 19:46

‘브라운 아이드…’ 멤버 정엽
첫 독집 ‘씽킹 백 온 미’ 출시
“기교 아닌 감정 담았어요”

정엽(31). 선뜻 얼굴이 떠오르지 않는 이름이다. 하지만 ‘브라운 아이드 소울’의 멤버라고 하면 고개를 끄덕일 이들이 많을 것이다.

정엽은 흑인 음악을 추구하는 이 아르앤비 보컬 그룹에서 특유의 가성 창법으로 ‘한국의 맥스웰’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던 가수다. 최근 첫 독집 음반 <씽킹 백 온 미>(Thinkin’ Back On Me)를 낸 그를 지난 9일 서울 홍대 앞 한 카페에서 만났다.

앨범에는 가성 창법이 빛을 발하는 타이틀곡 ‘유 아 마이 레이디’를 비롯해 거미와 함께 부른 ‘끝이 없나봐’, 자신의 우상 스티비 원더에게 바친 헌정곡 ‘투 샤이 투 세이’ 등이 실렸다. 30대가 되어 갖게 된 자신만의 앨범. 정엽은 그 사실 자체에 남다른 의미를 두는 듯했다.

“‘브라운 아이드 소울’로 데뷔하기 전까지는 실패만 반복하던 가수 지망생이었어요. 네 번 정도 앨범을 준비하다가 중간에 다 무산돼서 가수의 꿈을 포기한 적도 있었죠. 그런 우여곡절을 겪은 뒤 다시 솔로 앨범을 준비하다가 같은 기획사에 있던 나얼의 권유로 그룹을 꾸린 겁니다.”

하지만 대중들에게 브라운 아이드 소울은 나얼의 그룹이나 마찬가지였다. 네 명이 노래해도 시선은 브라운 아이즈 출신의 나얼에게만 집중됐다. 음악 얘기 역시 나얼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그룹에서 꽤 많은 수의 노래들을 만들고 자신만의 스타일을 갖고 있던 정엽에게는 아쉬움이 없었을까?

“처음부터 이름값이 달랐잖아요? 브라운 아이즈가 워낙 인기가 많았고, 우리 세 명은 신인이었기 때문에 그건 당연한 거라고 봐요. 브라운 아이즈가 없었다면 우리 팀이 그만한 관심도 못 받았을 것이기에 오히려 관심 가져준다는 사실 자체가 고마웠죠. 시간이 지나면 내 음악에도 팬들이 공감해줄 때가 올 거란 마음에 조급해하진 않았어요.”


정엽과 브라운 아이드 소울의 음악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비슷한 음악을 했기 때문에 많은 차이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내가 노래를 다 만들고, 나만의 감성이 고스란히 들어가 있어 결국 내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자신이 대중가수임을 강조하면서, 아르앤비·솔 음악의 전문성과 대중적 측면을 조화시키기 위해 계속 노력할 거라고 덧붙였다. 음악 칼럼니스트 김봉현씨는 정엽의 앨범에 대해 “어쿠스틱한 솔 사운드를 충실하게 담아내면서도 그리 어렵지 않게 풀어낸 앨범”이라며 “대중과 마니아 사이의 접점을 현명하게 찾아냈다”고 평했다. 이는 정엽의 의도가 앨범에 충실히 반영되었음을 입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각종 동영상 사이트에서 화제를 모은 노래 ‘낫씽 베터’의 공연 실황 얘기를 꺼냈다. 라이브 공연 당시 현란한 기교의 노래 실력을 들려준 것에 비해 앨범에서는 많이 절제를 했기 때문이다.

“그때는 아무래도 라이브였기 때문에 분위기 띄우려고 그렇게 부른 거죠. 사실 실력을 뽐내거나 기교, 고음에 의존해서 노래 부르는 걸 싫어해요. 노래의 정점은 감정의 전달이라는 것을 하면 할수록 느끼지요. 요새 음악들은 그런 게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지금껏 방송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지만, 그는 기회가 닿는 대로 방송에 출연하고 싶다는 뜻도 내비쳤다.

“언젠가 재즈 앨범을 내고 싶은 바람도 있습니다. 물론 제 텃밭인 브라운 아이드 소울과 솔로 활동은 계속 같이 해나갈 생각이고요.”

김학선 객원기자 studiocarrot@naver.com

사진 싸인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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