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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기타의 신’ 자신의 삶 읊조리다

등록 2008-11-16 18:42수정 2008-11-16 19:53

에릭 클랩튼 자서전 출간
비틀스 등 음악 이야기뿐 아니라
‘섹스스캔들’ 치부도 담담히 고백

‘기타의 신’, ‘슬로핸드’ 등의 별명을 지닌 거장 기타리스트 에릭 클랩튼(63)의 자서전 <에릭 클랩튼>(마음산책)이 나왔다. 국내에선 <티어스 인 헤븐> <원더풀 투나이트> 등의 발라드 곡으로 더 유명한 클랩튼이지만, 록의 역사에서 그는 살아 있는 전설과도 같다. 야드버즈, 크림, 블라인드 페이스 등의 밴드와 솔로 활동을 거치며 그는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와 같은 ‘팬더 스트라토캐스터’ 기타로 블루스 록의 새 지평을 개척해갔다.

이 책은 준비 단계부터 화제였다. 클랩튼이 자서전을 쓸 거란 소문에 출판사들은 판권을 따내려고 수백만달러의 계약금을 제시하며 다툼을 벌였다. 지난해에는 영국과 미국에서 먼저 출간돼 곧바로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이번에 국내 출간된 책은 음악평론가 장호연씨가 번역을 맡았고, ‘로다운30’을 이끌고 있는 기타리스트 윤병주씨가 감수했다.

책은 클랩튼의 고향인 영국 서리주부터 시작된 그의 음악 여정을 순차적으로 그려나간다. ‘클랩튼은 신이다’라는 낙서가 런던 거리에 나붙게 만든 스물한 살 때의 음반 <블루스 브레이커스>, 크림의 대표작 <디즈레일리 기어스>, 비틀스 멤버인 조지 해리슨의 부인 패티 보이드에게 바친 <레일라 앤 아더 어소티드 러브 송스> 등 명반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물론 음악 얘기만 있는 건 아니다. 클랩튼의 삶을 ‘섹스와 약물과 로큰롤’이라 요약한 옮긴이의 표현처럼, 클랩튼의 어두웠던 시절도 그대로 들어 있다. 클랩튼은 치부라 할 수 있는 부분들도 굳이 감추지 않고 담담하게 얘기한다.

호사가들에게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로 남은 절친한 친구(조지 해리슨)의 아내와 저지른 부정, 사생아로 태어나 어머니를 누나로 알고 지냈던 어린 시절, 롤링 스톤스의 보컬리스트 믹 재거와 한 여자를 두고 삼각관계에 빠졌던 에피소드 등이 그 예이다. 삼각관계의 여주인공은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부인이자 모델인 카를라 부르니라고 한다.

네 살배기 아들 코너가 아파트에서 추락사했던 끔찍한 기억은 애잔함을 안겨 준다. 발라드 곡 <티어스 인 헤븐>은 아들 코너를 기리려 만들었다.


책에는 이와 함께 그가 비틀스, 롤링 스톤스, 지미 헨드릭스, 진저 베이커 등 위대한 록 아티스트들과 함께 음악을 만들고 친분을 나누는 이야기도 담겨 있다.

에필로그를 통해 자신의 음악에 영향을 끼친 뮤지션들을 한명 한명 언급하며 헌사를 바치는 에릭 클랩튼의 겸손한 모습에서 난봉꾼 이미지는 찾을 수 없다. 굴곡진 삶 속에서 결국 그를 변화시킨 건 음악이었다. “음악은 모든 것을 극복하고 살아남으며 신과 마찬가지로 항상 존재한다. 음악은 항상 나를 발견했고, 신의 은총에 힘입어 앞으로도 영원히 그럴 것이다.” 1만8000원.

김학선 객원기자 studiocarro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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