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여신 이야기 ‘시간의 꽃, 오늘’ 토월극장서
제주도의 색다른 구전신화가 현대 발레로 다시 태어난다.
김순정발레단(예술감독 김순정)이 27~28일 서울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에서 올리는 창작발레 <시간의 꽃, 오늘>이 화제의 무대다. 구전신화 ‘원천강 본풀이’ 가운데 시간과 운명의 여신 ‘오늘이’의 이야기를 각색한 작품이다. 고아 소녀 오늘이가 사계절이 모인 원천강을 지키는 부모를 찾아 모험을 겪고 마침내 사계절을 맡는 선녀가 된다는 이야기를 발레로 풀어낸다. 정수리에만 꽃이 피는 연꽃나무, 물 새는 항아리를 가진 선녀들, 여의주를 세 개나 가져도 용이 되어 승천할 수 없는 이무기 등을 만나며 오늘이가 겪는 재미난 모험이 몸짓언어로 그려진다.
국립발레단의 대표적인 스타 발레리노였던 이원국(41·이원국프로젝트발레단 단장)을 비롯해 유니버설발레단의 수석 발레리나 임혜경(37), 조정희(전 유니버설발레단원), 조성주(국립발레단원) 등 춤꾼 20여명이 출연한다. 김순정 예술감독은 “오늘이는 길 위에서 만난 모든 존재에게 헌신함으로써 선녀가 되어 하늘로 비상한다”며 “공기처럼 가벼워지려 애쓰는 발레야말로 이런 구도자적 삶을 표현하기에 더없이 좋은 춤 양식”이라고 말했다. (02)2263-4680.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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