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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막내 세상뜬뒤 ‘마지막 산울림’

등록 2008-11-19 11:50수정 2008-11-19 20:58

14일 서울 여의도에서 만난 김창완은 지난 1월 막내 김창익의 죽음을 맞고서 산울림의 시대를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김명진 기자 <A href="mailto:littleprince@hani.co.kr">littleprince@hani.co.kr</A>
14일 서울 여의도에서 만난 김창완은 지난 1월 막내 김창익의 죽음을 맞고서 산울림의 시대를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산울림’ 전집 음반 낸 김창완
1977년 첫 음반 <아니 벌써>를 시작으로 벌써 30여년, ‘산울림’만큼 대중에게 친숙한 록그룹은 드물다. 70년대 곡으론 대단히 파격적이고 실험적인 사이키델릭 사운드와 독특한 가사, 때론 애잔한 발라드로 산울림은 폭넓은 사랑을 받았다. 마지막 음반이 나온 지 10년이 넘었지만, 지금도 그의 음반을 찾는 음악 애호가와 수집가들은 많다.

‘만년 현역’ 밴드되고 싶었지만
동생 사망에 갈무리 필요 느껴
5인조 ‘김창완 밴드’ 리더로
“새로운 음악에 계속 도전”

하지만 국내 대중음악계에서의 높은 위상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산울림 앨범들은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대부분 절판 상태였던 것. 산울림의 음악을 들으려면 정식 매장이 아닌 중고 거래를 통해 원래보다 2~3배 이상의 높은 값을 주고 시디를 사야만 했다.

그런 음악 팬들에게 희소식 하나. 산울림이 그동안 낸 17장의 앨범을 모은 전집 박스 세트 <더 스토리 오브 산울림>이 오는 25일 발매된다. 국내에서 그동안 박스 세트가 나온 아티스트는 김민기, 한대수, 신중현, 산울림 정도다. 이 때문에 박스 세트 출시는 음악적 일가를 이루었음을 뜻하는 징표로 여겨진다.

산울림의 맏형 김창완(54)씨는 전집 출시 소감을 이렇게 말한다.

“박스 세트 작업을 하면서 과거를 많이 돌아보게 됐어요. 이번 작업의 계기가 지난 1월 막내(김창익)의 사망 사고와 무관하지 않기 때문에 애달프기도 하고 미리 작업 해놓을걸 하는 아쉬움도 있었어요. 30여년 동안 활동해 온 밴드의 한 세대를 정리하고, 후배들이 산울림을 새롭게 조명해나갈 자료로서 의미도 있다고 생각해요.”


산울림의 박스 세트 기획은 처음이 아니다. 1997년 첫 박스 세트가 나왔다 절판됐고, 그 뒤에도 계속 박스 세트 제작 제의가 있었다. 그때마다 김씨는 거절했다고 한다.

“항상 지금도 활동하는 밴드로 남아 있고 싶었어요. 이렇게 뭔가 서둘러서 정리하는 것을 탐탁지 않아 했죠. 하지만 정말 가슴 아픈 사고가 생겼기에, 정리해야 할 때가 왔다고 생각하게 된 거예요.”

그의 말처럼 지난 1월 팬들을 안타깝게 했던 산울림의 막내 드러머 김창익씨의 사망은 박스 세트 제작에 큰 영향을 끼쳤다. “막내는 정말 다정다감한 동생이자 화목둥이”였다고 애틋한 그리움을 전한 김창완씨는 박스 세트 안에 동생을 기리는 노래 ‘포크리프트’를 실었다. 포크리프트는 동생이 사고 당시 탔던 지게차를 뜻하는 말이다.

“저뿐 아니라 같이 슬픔에 젖었던 팬들에게 어떻게든 위로가 되는 노래를 만들고 싶었어요. 제 스스로도 위로를 받고 싶었고요. 사고 뒤엔 진짜 백약이 무효더라고요. 아무것도 위로가 안 됐어요. 그런데 ‘포크리프트’를 만들고 나서는 많이 진정됐고 그 노래로 받은 위로가 컸어요. 같이 상처 입은 많은 사람들도 위로를 받았으면 해요.”

김씨는 이번 박스 세트 제작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산울림 이름으로 활동할 수 없음을 내비쳤다.

“그건 불가능하죠. 대신 아직 특별한 계획이 있는 건 아니지만 1주기, 2주기에 맞춰서 막내를 추모하는 일들이 생겨난다면 그때 둘째(김창훈)하고 무대에서 인사할 기회가 있을 거예요.”

대신 김창완씨는 5인조 ‘김창완밴드’의 리더로 다시 음악 활동을 시작한다. 그는 “이제 다시 새로운 모색을 할 때가 됐다”며, 박스 세트와 함께 발매될 김창완밴드의 이피(싱글과 정규 음반의 중간에 위치하는 음반)에서 강렬한 펑크록 음악을 들려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왜 굳이 밴드란 이름을 걸었느냐는 질문에는 “솔로로서의 김창완은 지금까지 많이 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지금 내가 원하는 건 새로운 밴드의 음악을 만드는 거예요. 특히 이번에 하는 음악은 기존의 김창완과는 또 다른 모습의 펑크록이어서 김창완을 소개하기보다 새 장르에 도전하는 김창완밴드가 더 어울릴 거라는 생각을 했죠.” 김학선 객원기자 studiocarrot@naver.com


정규앨범 13장에 동요앨범 4장 더해
‘산울림’ 전집 세트는

25일 발매되는 산울림의 전집 박스 세트는 그동안 나온 국내 대중음악 가수들의 박스 세트 가운데 가장 원본에 충실하면서 완성도 높은 작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집에는 정규 앨범 13장에 동요 앨범 4장을 더해 17장의 시디가 담긴다. 그동안 쉽게 들을 수 없던 보너스 트랙 40곡이 추가된 것도 특징. 박스 세트의 표지는 김창완이 직접 그린 공연 포스터를 사용했다. 앨범의 아트워크는 오리지널 엘피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엘피를 축소한 형태의 미니어처로 제작된다. 제작을 맡은 김경진 로엔 엔터테인먼트 팀장은 “미니어처로 제작하면서 걱정을 했던 게 일본에서 나오는 미니어처 앨범들과 비교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며 “비싼 돈 주고 사는 분들이 후회하지 않게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음질은 1997년 지구레코드가 제작했던 박스 세트보다 향상됐다. 오리지널 릴 테이프로부터 24비트/96㎑로 디지털 변환 작업을 거친 음원들이 수록됨으로써 그동안 나온 산울림의 음악들 가운데 가장 훌륭한 음질을 들려준다는 평가다. 총 232쪽에 이르는 부클릿(음반곡의 설명 책자)에는 김창완과 산울림 팬클럽에서 제공한 미공개 사진들과 가사, 각 앨범들의 리뷰가 실린다. 앨범 리뷰는 성우진, 박준흠, 박은석, 김고금평, 디제이 소울스케이프 등 음악평론가와 일간지 기자, 뮤지션이 담당했다. 첫 발매본으로 2천장이 나온다. 김학선 객원기자

사진 로엔 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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