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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밴드생활 7년 로고송 한곡으로 떴네요

등록 2008-11-25 15:54

한 이동통신사 광고 로고송으로 유명세가 높아진 4인조 그룹 더블류앤웨일. 보컬 웨일을 부각시키기 위해 나머지 남성 멤버 세 사람은 마스크를 쓰고 포즈를 취했다. 플럭서스뮤직 제공
한 이동통신사 광고 로고송으로 유명세가 높아진 4인조 그룹 더블류앤웨일. 보컬 웨일을 부각시키기 위해 나머지 남성 멤버 세 사람은 마스크를 쓰고 포즈를 취했다. 플럭서스뮤직 제공
일렉트로닉밴드 ‘더블유앤웨일’
‘SK브로드밴드’ 광고 삽입곡
앨범 1만1천여장 판매 인기
‘웨어 더 스토리 엔즈’(Where The Story Ends)에서 ‘더블유’(W)를 거쳐 ‘더블유앤웨일’(W&Whale)로.

7년 전 태동한 한 4인조 일렉트로닉 프로젝트 밴드의 이름은 지금껏 석 장의 앨범을 내면서 이렇게 세 번이나 바뀌었다. 항상 변화를 주고 싶다는 바람과, 대중들에게 좀더 친숙하게 다가가고픈 욕심이 컸다. 결국, 그들은 밴드를 만든 뒤 처음으로 히트곡이라는 걸 갖게 됐다. 지금 텔레비전, 영화관에서 수시로 들려와 대중들의 귀에 박히는 ‘에스케이 브로드밴드’의 휴대전화 로고송 <아르.피.지. 샤인>(R.P.G. Shine)이 그 곡이다.

요즘 한창 입소문을 타는 이 노래는 음반 속에만 머물 뻔했다. 애초 리더 배영준을 비롯한 멤버들은 자신들의 곡을 광고에 쓰겠다는 휴대전화 회사의 제안을 탐탁해하지 않았다고 한다. 특히 앨범 제작을 위해 영입된 보컬리스트 웨일(박은경)은 못하겠다고 말할 정도였다.

“가사가 입에 잘 붙게 운율을 고려하면서 고심해서 쓴 건데, 광고주 쪽에서 가사를 맘대로 바꿔서 무척 허무하게 느껴졌어요.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생각했는데 결과적으로 잘되어서 다행입니다.”(웨일) 당시 드라마음악 작업으로 정신없이 바빴던 배영준이 여기에까지 신경을 쓸 여력이 없었던 게 오히려 행운이 된 셈이다. 사정을 알았다면 배영준은 분명 반대했을 거라고 한다.

배영준은 데뷔 15년의 베테랑 뮤지션. 밴드 코나를 이끌면서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 같은 히트곡을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음악시장의 변화 이래 그의 노래는 방송에서 더는 듣기 힘들어졌다. 이름이 더블유였던 시절의 2집 앨범도 음악성과 대중성 모두 호평을 받았지만 역시 흥행은 저조했다. 홍보도 부족했고, 텔레비전에도 거의 나오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과거 어느 때보다 인기가 높아진 지금, 자신들의 음악 인생을 합친 것보다 광고음악 한 번으로 더 많은 인기를 얻는 현실이 한편으론 서글프지 않으냐는 물음을 던졌다. “서글픈 면이 있죠. 하지만 오랜만에 내는 앨범이고, 또 ‘남의 집 귀한 딸’(웨일을 지칭) 데려다가 내는 거였기 때문에 반응이 시원치 않으면 웨일에게 상처가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우리야 오래 했으니 괜찮지만. 요즘 현실에서 이 앨범이 잘 안 되면 다음을 기약할 수 없기 때문에 사실 서글퍼할 여유도 없어요.”(배영준)

현재 더블유앤웨일의 앨범은 1만1천여장이 팔렸다. 최근 시장에서 1만장은 흥행을 상징하는 수치다. “과거 100만장이 플래티넘이었는데 어느샌가 1만5천장으로 바뀌었다더군요. 현실에 비추면 많이 팔린 거지만 1만장 넘게 팔렸다는 얘길 듣고 별로 안 기뻤어요. 우리 네 사람이 들인 노력이나, 가지고 있는 음악적 능력으로 보자면 지금보다 더 잘돼야 한다고 생각해요.”(배영준)

온라인 음원 이야기로 화제를 옮겼다. 많은 가수들이 더는 앨범을 내지 않겠다고 선언한 시대이고, <아르.피.지. 샤인>이 히트를 했으니 이들도 온라인 싱글을 발표할 생각이 있지 않을까? 네 사람의 대답은 명쾌했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싱글로 승부를 보는 뮤지션은 못 될 것 같아요. 앨범 전체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 생긴 어떤 감동이 듣는 분들에게 전해지기를 바랄 뿐이죠.”

김학선 객원기자 studiocarro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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