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민주화 운동 옹호 ‘차이니즈 데모크라시’ 발매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헤비메탈 밴드 ‘건스 앤 로지스’(Guns N’ Roses)의 새 앨범 <차이니즈 데모크라시>가 발표됐다. 무려 17년 만이다.
10여 년간 이 그룹의 리더 액슬 로즈는 ‘양치기 소년’과 같은 대접을 받아야 했다. 매년 건스 앤 로지스의 새 앨범이 “올해 안에는 나올 것”이라고 장담했지만, 그 얘기를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미국의 한 음료회사는 2008년 안에 건스 앤 로지스의 새 앨범이 나오면 모든 미국인들에게 음료를 ‘공짜’로 제공하겠다는 마케팅을 펼쳤다가 정말로 무료 쿠폰을 발급해야 하는 해프닝을 낳았을 정도다. <차이니즈 데모크라시>란 제목은 중국의 파룬궁 탄압 사건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앨범의 디자인은 온통 중국색이다. 앨범의 커버와 속지에는 중국을 상징하는 사진들이 가득하며 오성홍기와 마오쩌둥의 사진이 들어 있다. 액슬 로즈는 첫 싱글 ‘차이니즈 데모크라시’에서 파룬궁을 옹호하는 노래를 부르며 중국의 민주화 운동에 대한 지지의 뜻을 드러내기도 한다. 당연히 이 앨범은 현재 중국에서 발매 금지다. 17년 만의 새 앨범이지만 예전의 마니아들이 환호할 음악들도 가득하다. 아메리칸 하드록을 기반으로 펑크와 메탈 등을 섞는 방식이나 장중한 발라드 스타일은 여전하다. 전성기 시절의 멜로디와 구성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액슬 로즈 특유의 야성적인 목소리만으로도 건스 앤 로지스의 색깔은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김학선 객원기자 studiocarrot@naver.com, 사진 유니버설 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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