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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블로그] 금강산 가극단 연주회

등록 2008-12-11 13:25

연주회 포스터
연주회 포스터
도쿄 시티 필하모닉과 금강산 가극단의 협연한 음악회, ‘조선 음악의 밤’에 다녀왔습니다. 금강산 가극단은 1955년 창립된 일본에서 태어나 자란 재일 조선인으로 이루어진 종합 예술 단체입니다. 가극단의 전신은 ‘재일 조선 중앙 예술단’으로 창립 당시 18명이었던 단원이 현재는 70명이라고 합니다.1974년 가극 <금강산의 노래> 공연을 기회로 1974년, 금강산 가극단으로서 개명했습니다. 이 가극단은, 창립 이래 현재 일본 각지에서 오페라나 앙상블 공연 등 약7000여회의 공연 기록을 달성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활발한 해외공연도 펼쳐, 베를린을 비롯한 유럽각지 그리고 서울, 부산 등에서도 공연을 했습니다.

그런데, 작년 2007년에 일본에서의 반북 바람으로 금강산 가극단의 공연이 예정되어 있던 센다이 시민회관의 사용 허가를 센다이시(市)가, 돌연 취소하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이에 금강산 가극단측이 소송을 제기해, 고등 법원까지 가는 투쟁 끝에 센다이 고등 법원에서 사용허가를 취소한 센다이市의 사용 허가 취소가 부당하다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 재판에서 금강산 가극단 공연 실행 위원회 측 변호단(일본인 변호사45명)은 ‘사용 허가를 취소한 것 자체가 비상식적이었다. 이번 문제는 민주주의의 근간에 관련되는 소중한 인권문제. 사용 허가를 취소한 센다이 시장의 책임은 무겁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센다이 변호사회는 센다이시 측의 사용 허가 취소 처분에 대해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는 처분으로 이는 위헌’이라고 해, 처분의 철회와 재발 방지를 요구하는 경고서를 센다이 시장에게 제출했다고 합니다.

센다이 고등 법원은 판결에서, 금강산 가극단의 공연은, ‘민족 무용, 성악, 민족 악기 연주 등의 무대 공연을 통해서, 남북의 민족 예술을 소개해, 재일 조선인, 재일 한국인과 센다이시민과의 우호 친선과 상호 이해가 깊어지는 것을 목적으로 한 것으로, 헌법에 따라 보장된 행위’라고 인정하며, 우익 단체 등의 방해에 대해서는 ‘혼란을 피하기 위해, 주최자, 센다이시, 미야기현(현) 경찰 본부의 충분한 사전협의와 제휴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이번 공연은 저녁때부터 찬 겨울비가 내리는 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연주홀 1800석이 만원이었으며 서서 듣는 관객들도 많았습니다. 관객들은 역시 재일 한국/조선인 분들이 많았으나, 그외 외국인 관객들도 많았습니다. 로비와 장내는 일본어와 일본어 억양의 한국/조선어 그리고 한국/조선어가 섞인 독특한 분위기였습니다.

연주 시작전의 모습
연주 시작전의 모습

도쿄 시티 필하모닉 관현악단이 연주회 시작 직전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도쿄 시티 필하모닉 관현악단이 연주회 시작 직전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리강수씨는 극단 제일의 젊은 테너라고 합니다.
리강수씨는 극단 제일의 젊은 테너라고 합니다.

여성 중창단입니다.다시 한번 한복의 아름다움에 감탄했습니다.
여성 중창단입니다.다시 한번 한복의 아름다움에 감탄했습니다.

한국에도 소개된 리숙임씨의 고음저대 독주입니다. ‘저대’는 대금을 개량한것이라고 합니다.
한국에도 소개된 리숙임씨의 고음저대 독주입니다. ‘저대’는 대금을 개량한것이라고 합니다.

최영덕씨의 장새납 연주입니다. 큰 흥겨움으로 가장 큰 호응을 받아 한동안 박수가 끝나지 않았습니다.
최영덕씨의 장새납 연주입니다. 큰 흥겨움으로 가장 큰 호응을 받아 한동안 박수가 끝나지 않았습니다.

소프라노 송명화씨의 용강 지방의 민요 용강기나리 독창입니다.
소프라노 송명화씨의 용강 지방의 민요 용강기나리 독창입니다.

마지막, 출연자 전원의 인사입니다. 가운데 백발의 남성이 금강산 가극단 단장인 리용수씨입니다.
마지막, 출연자 전원의 인사입니다. 가운데 백발의 남성이 금강산 가극단 단장인 리용수씨입니다.

관객들의 대부분은 가족, 친지 또는 친구들과 온 분들이 많았습니다. 이 연주회는 1부,2부로 나뉘어 진행되었습니다. 제 옆자리에 70세가 넘은 듯한 남성이 혼자 앉아있었습니다만 도중에 손수건으로 연신 눈가를 누르고 있었습니다. 저는 실례가 안 되는 정도로 그 분을 보았습니다만, 제 눈길을 의식한 듯 겸연쩍어 하면서도 특히, ‘용강기나리’의 연주 때는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아! 이분 고향이 평안남도인가’라고 생각했습니다. 1부가 끝나고 휴식 시간에 흡연소로 가니, 마침 그분이 있었습니다. 제가 인사를 하고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만, 역시 그분의 고향은 용강이라 했습니다. 담배가 들려진 억센 그의 손마디가 지금까지의 고락을 이야기 하는 듯 느껴졌습니다. 2부가 시작되어도 그분은 자리에 돌아오지를 않았습니다,

일본의 식민지 지배 하, 타의로 또는 자의로 일본으로 이주하게 되어 억압과 차별 속에 생활해, 독립을 되찾은 조국은 남북으로 분단되며, 일본에 있던 조선인들은 국제미아가 되었습니다. 물론 제일의 책임은 일본제국주의에 있습니다만, 독립 후 재외 국민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한 본국의 책임 또한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공연의 마지막은 아리랑 연주였습니다만, 연신 손수건을 눈에 갖다 대는 관객, 그리고 앞에 앉은 분들의 작게 들썩이는 어깨를 역시 붉어진 눈으로 바라보며 연주하는 도쿄 시티 필하모닉의 일본인 베이스 주자 여성를 저는 끝까지 바라보았습니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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