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모토 마유카(44·왼쪽)
팝아트 야마모토, 한국 개인전
동물옷 입은 귀여운 소년 그림으로 눈길을 끌어온 일본 여성 팝아트 작가 야마모토 마유카(44·왼쪽)가 첫 한국 개인전을 위해 서울에 왔다. 그는 나라 요시토모, 무라카미 다카시로 대표되는 일본 팝 미술 1세대를 잇는 2세대 선두주자. 타이베이, 싱가포르 아트페어에서 작품이 매진됐고, 국내 아트페어 키아프(KIAF)에도 소개된 인기 작가다.
그림 속 소년은 곰, 사슴, 소, 토끼, 펭귄 등 동물의 옷을 입고 있다. 몽롱한 파스텔 톤 배경 속에서 말끄러미 관객을 쳐다보는 눈망울, 물속에 몸을 담근 모습 등에서 따스한 유년의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그는 무사시노 미술대학에서 판화와 유화를 공부했다. 초기 에칭 판화 작업을 하다가 98년 정부 해외연구 장학생에 선발돼 런던에서 1년 정도 머물렀고, 현지 작가 영향을 받아 회화로 돌아섰다. 에칭 판화에는 친정어머니가 많이 등장했다. 교통사고 조사 때 땅 위에 숨진 사람의 누운 모양을 표시하는 것처럼 엄마의 자는 모습을 그렸다. 한동안 아이밖에 생각 못했다는 그는 다시 붓을 잡았을 때 소재가 자신도 모르게 ‘꼬맹이’가 되어 있더라고 했다. 그림 속 여자아이는 2003년께부터 지금 남자아이로 바뀌었다. “사람들이 그림 속 성장을 멈춘 소년과 내가 닮았다고 해요. 아마 그럴지도 몰라요.”
그는 유년기의 애정 결핍이 예술가가 된 데 한몫을 했느냐는 질문에 그런 것 같다면서도 “내 아이는 예술가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딸(오른쪽)한테 일부러라도 스킨십을 하려고 해요.” 전시는 강남구 신사동 갤러리 에스피에서 27일까지 연다. (02)546-3560.
임종업 선임기자 blitz@hani.co.kr
사진 에스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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