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악원 18·19일 회례연 재창조
조선시대의 시무식과 종무식은 어떠했을까? 조선시대 대궐에서는 정월과 동짓날에 임금과 신하들이 함께 모여 회례연을 벌였다. 오늘날의 시무식, 종무식에 해당하는 이 잔치는 정무 보고를 겸하고 궁중의례와 음악, 춤이 어우러지는 잔치였다. 국립국악원이 18~19일 저녁 7시30분 ‘태평지악(太平之樂)-세종, 하늘의 소리를 듣다’라는 제목으로 세종 때의 회례연을 재창조해 예악당 무대에 올린다. 올해를 마감하는 송년 공연이다. 세종 15년(1433년) 정월 초하루에 거행된 회례연은 <세종실록>의 ‘회례의주’와 <악학궤범>의 ‘회례연의’에 기록돼 있다.
공연에서는 세종이 등장하면 신하들이 절을 올리고 박연이 아악 정비를 위한 그동안의 노력을 보고한다. 이어 신하들이 세종에게 잔을 올리고 세종은 조선의 음악에 대한 포부와 계획을 밝힌다. 정악단과 무용단 단원 130여명이 참가하는 ‘태평지악’에는 국립국악원 원로사범인 정재국, 최충웅, 이흥구씨의 자문을 토대로 <악학궤범>의 ‘문명지곡’, ‘무열지곡’ 등 기존에 연주되지 않았던 아악이 복원되어 연주된다. <악학궤범>에 수록된 악기 의물 8종도 500여년 만에 처음 제작돼 선보인다. 8종은 요, 응, 순, 독 등 무무(武舞)에 사용된 잊혀진 타악기들이다. 악공과 정재(춤)의 복식도 세종 당대의 것에 가깝게 새로 만들었다.
공연 구성을 맡은 김석만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문화적 이질감을 최소화하기 위해 의례 순서를 그대로 따르지 않을 것”이라며 “새롭게 복원된 의물과 복식, 정재, 음악이 들어 있는 부분을 극대화해 70분간의 향연으로 압축했다”고 말했다. 국립국악원은 이 작품을 토대로 내년 5월에 ‘국가 브랜드’ 작품을 무대에 올릴 계획이다. (02)580-3300.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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