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음악·공연·전시

“만남은 운명, 헤어짐은 의지”

등록 2008-12-21 19:04수정 2008-12-21 19:41

송선미(33·왼쪽) 유오성(42·오른쪽)
송선미(33·왼쪽) 유오성(42·오른쪽)
연극 ‘돌아서서 떠나라’
유오성, 3년만에 무대복귀
“남성 안 여성성 보여줄 것”

“내게 연극 무대는 고향과도 같습니다. 포근한 곳이지요. 두려움보다는 무대에 다시 선다는 설렘이 더 큽니다.”(유오성)

“카메라와는 많이 다릅니다. 연극은 감정만으로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많이 느꼈습니다. 몸으로 표현하는 방법과 관객을 항상 생각하면서 연기하는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연습이 너무 좋고 행복합니다.”(송선미)

영화 <친구> <주유소 습격사건> <간첩 리철진> 등에서 주로 남성적인 연기로 스크린을 압도했던 스타 배우 유오성(42)씨와 영화 <두사부일체> <해변의 여인>, 드라마 <며느리 전성시대> <하얀 거탑> 등에서 도시적이면서 사랑스러운 역할로 인기를 끈 여배우 송선미(33)씨. 두 사람이 한 무대에서 연인으로 호흡을 맞춘다. 내년 1월9일 원더스페이스 네모극장에서 공연되는 연극 <돌아서서 떠나라>(연출 안경모)이다. 사형수인 조직폭력배(유오성)와 수녀가 된 여의사(송선미· 진경)의 애절한 사랑과 이별을 그린 2인극이다.

작품은 인기작가 이만희(54)씨가 우연히 조폭 출신의 노신사로부터 들은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가 바탕이 됐다. 1996년 연극으로 처음 무대에 올라 동아연극상 작품상과 남녀주연상을 수상했으며 전도연, 박신양씨 주연의 영화 <약속>과 이서진, 김정은씨 출연의 드라마 <연인>을 통해 대한민국을 울렸다.

2006년 <오디푸스 더 맨> 이후 3년 만에 연극 무대에 복귀하는 유오성씨의 배역은 조폭 공상두 역. 송선미씨는 사형선고를 받은 사랑하는 사람을 “돌아서서 떠나” 보내는 여주인공 채희주 역을 선배 배우 진경(37)씨와 번갈아 맡는다. 두 사람을 21일 대학로의 한 연습실에서 만났다.

강한 남성 연기를 자주 맡아온 유오성씨는 “이번 연극이 사랑 이야기여서 조금은 낯설다”며 “남성 속에 들어있는 여성성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공상두라는 인물은 겉으로 보기에는 거칠고 강한 조폭이지만 의리 있고 여자에 대한 무한한 순정을 갖고 있는 남자입니다. 사랑하는 여자를 두고 돌아서야 하는 애절한 사랑과 아픔을 간직한 이중적인 면모의 인물입니다. 여성적인 면모를 보여준다는 것도 사랑, 배려, 존중, 신뢰, 양보 등 남성이 지닐 수 있는 여성성을 보여준다는 의미죠.”

송선미, 첫 연극 도전
“어렵지만 연습이 행복”

그에게 작품에 대한 느낌을 물었다. 그는 “남자와 여자의 사랑 이야기보다는 누이 같고 때로는 엄마 같은 모성애에 대한 진의가 아닐까요?”라고 반문하며 웃었다. 그러면서 “작품과 연출에 대한 믿음, 배우들의 성실성으로 이 작품을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처음 연극에 도전하는 송선미씨는 “연극 무대에서 관객들을 만나는 것이 어떤 느낌일지 기대도 많이 되고 두렵기도 하다”며 “연습을 통해 희주와 만나가는 중”이라고 털어놓았다.

“배우에게 어려운 작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관객들에게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해야 하는데 캐릭터가 가면이 많아요. 가지고 있는 감정과 다른 게 표현하면서도 그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공연입니다. 다양한 감정을 바꿔가면서 표현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어렵지만 즐거운 일입니다.”

연습하면서 힘들었던 것은 무엇일까? 그는 “영화나 드라마는 카메라의 앵글이 만들어주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면서 “연극은 관객들의 눈이 카메라라고 할 수 있는데 그분들을 모두 끌고 가야 하는 긴장감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자세를 나타내거나 몸으로 표현하는 것 하나하나가 걱정이고 가장 힘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어느 정도 무대에 적응이 되었는지 궁금했다. 그는 “저 자신을 스스로 평가하기가 아직은 어렵다”면서 “공연이 시작되면 120%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당차게 말했다.

이 작품을 두고 이만희 작가는 “이별의 미학과 슬픈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작품”고 소개했고, 안경모(38·극단 연우무대 상임연출가)씨는 “만남은 운명이지만, 헤어짐은 의지다. 어떻게 해서 두 주인공이 이별을 선택할 수 있었을까를 생각해보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두 배우에게는?

“올겨울에 따뜻한 사랑, 그리고 설레는 사랑을 만나고 싶다면 이 연극을 꼭 봐주시길 부탁드립니다.”(송선미) “사랑보다 더 소중한 어떤 가치를 지켜내려는 한 남녀의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한 겨울철의 따뜻한 가슴, 따뜻한 영혼을 가져가실 거라고 생각합니다.”(유오성)

두 사람은 “좋은 작품을 만나면 언제든지 연극무대에 서고 싶다”고 약속했다.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파임커뮤니케이션즈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