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야키니쿠 드래곤’. 일본 신국립극장 제공.
한국 예술의전당과 일본 신국립극장이 합작한 연극 <야끼니꾸 드래곤>이 일본 ‘아사히 무대예술상’ 그랑프리(대상)을 차지했다.
이 작품은 일본의 고도성장기로 불리는 1969년 간사이 지방의 변두리 철로변 조선인 빈민촌에서 용길네 곱창구이집(야끼니꾸 드래곤)을 꾸려나가며 가난하지만 꿋꿋하게 살아가는 재일 한국인 가족의 삶과 애환을 4계절의 흐름과 함께 펼쳐냈다. 일본 연극계의 대표적인 극작가로 손꼽히는 재일동포 3세 정의신(51)씨가 자신의 어린 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과 일본 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재일 한국인들의 ‘경계인의 삶’을 섬세하게 담아내 한국의 젊은 연출가 양정웅(40)씨와 공동 연출로 4월17~27일 일본 신국립극장 무대에 올렸다. 개관 20주년을 맞은 예술의전당과 10주년을 맞은 일본 신국립극장이 2002년 선보인 연극 <강 건너 저편에>(연출 손진책)에 이어 두 번째로 시도한 공동 프로젝트로, 5월에는 예술의전당에서 공연됐다. 당시 주인공 용길 역의 신철진(52)씨와 아내 영순 역의 고수희(32)을 비롯한 한국 배우들과 치바 테츠야, 와타 우라라 등 일본배우들의 열연으로 한·일 연극계에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야끼니꾸 드래곤>은 한국에서도 한국연극평론가협회가 선정한 ‘올해의 연극 베스트3’와 한국연극협회 선정 ‘2008 공연 베스트7’에도 꼽혀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아사히 신문사가 2001년 설립한 아사히 무대예술상은 한 해 동안 일본에서 공연된 연극과 뮤지컬, 댄스, 퍼포먼스 등 모든 분야의 무대 작품을 대상으로 시상하며, <강 건너 저편에> 역시 2003년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시상식은 내년 1월 30일 열린다.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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