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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공간에 집착하는 인간의 욕망을 그린 연극

등록 2008-12-31 20:29수정 2008-12-31 20:39

발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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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국 안에서>
극단 청우의 연극 <발자국 안에서>가 오는 1월3일부터 2월1일까지 대학로극장에서 공연된다. <인류 최초의 키스>, <웃어라 무덤아> 등에서 호흡을 맞춘 고연옥 작가와 김광보 연출가의 작품이다. 2007년 첫 무대에서 서울연극제 작품상, 연출상, 희곡상을 휩쓸었고 그해 12월 삿포로 아트스테이지 페스티벌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했으며, 올해 8월 도쿄 타이니알리스 페스티벌에 공식초청되었다.

  작품은 살인사건이 일어난 동네 쌀집을 배경으로 공간에 대한 인간의 욕심과 공간과 인간의 관계를 담담하게 보여준다.

  변두리 동네의 옛 쌀집 가게에 가난한 젊은 화가가 세를 든다. 가게는 미제 살인사건이 발생한 곳이지만 화가는 오히려 영감이 느껴진다며 마음에 들어한다. 그러나 화가가 작업실을 꾸리자마자 마을 주민들이 찾아와 “30여년간 쌀집이었던 곳에서 왜 쌀을 팔지 않느냐”고 쌀을 팔 것을 요구한다. 결국 화가는 작업실 한 켠에 쌀통을 두고, 마을 주민들이 스스로 쌀을 사가도록 하는 셀프 시스템을 마련한다. 그 자신도 쌀이 필요했고, 용돈이라도 벌자는 생각이었다.

발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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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한 주민이 그림이 그려진 화가의 파지에다 쌀을 담아간 이후로 손님들은 화가의 그림이 그려진 봉투를 찾게 된다. 쌀집이 인기를 끌지만 주민들은 한술 더 떠서 김치와 담배도 팔 것을 제안하고 화가는 불 같이 화를 내지만 집단 앞에 무기력할 수밖에 없다. 이미 그 자신도 작업실에 쌀집을 내면서 ‘공간’과 ‘물질’의 노예에 얽매어버린 탓이다.

  이 연극은 쌀집이라는 평범한 공간이 인간의 욕망에 의해 점점 변질되어 가는 모습에 빗대어 현대인의 공간 집착증과 집단 이기주의가 지배하는 현대사회의 위험을 고발한다. 극단 청우는 재공연을 앞두고 텍스트를 다듬고, 화법과 움직임, 의상 등에서 수정 보완 작업을 통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려고 했다.

극단쪽은 “곡선의 느낌, 여백의 느낌을 더욱 살려 의상을 제작하고 동양에서의 신선사상이나 도가사상 등을 반영해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야기 속 인물들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그려내려고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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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규수를 비롯해 이헌재, 김예리, 심영민, 강승민, 윤영걸, 민상오, 최승미, 주재언 등 배우들이 등·퇴장 없이 무대 좌우에 소품처럼 배치되어 마치 공간에 종속된 현대인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02)764-7064.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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