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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돌아온 귀곡메탈…이번엔 남자 음악이라카이

등록 2009-02-10 18:43수정 2009-02-10 20:11

왼쪽부터 정차식, 김태진, 최태섭, 김대현
왼쪽부터 정차식, 김태진, 최태섭, 김대현
부산출신 록밴드 ‘레이니 선’
5년만에 4집 ‘오리진’ 선봬
남성적인 강렬한 사운드
록+헤비메탈 ‘귀곡성’ 넘실

“와, 이걸 다 갖고 있습니까? 우리는 한 장도 없는데?”

‘레이니 선’의 멤버들(정차식, 김태진, 최태섭, 김대현)은 인터뷰를 위해 기자가 가지고 간 자신들의 시디들을 신기해하며 진한 부산 사투리로 말했다. 정식 데뷔 이후 11년 동안 그들이 발표한 앨범은 모두 4장이다. 경력에 비해 앨범 수가 적은데, 특히 이번에 발표한 4집 <오리진>은 거의 5년 만에 내놓은 앨범이다. 3집 앨범 <우먼>을 발표하고는 거의 반해체 상태로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젠 공연을 해도 우리를 모르는 사람들이 태반이에요. 레이니 선이란 밴드를 알 수가 없죠. 그냥 옛날에 무척 신기했던 밴드가 있었다더라 정도로만 알고 있는 거지. 우리가 이렇게 음반을 4장째 내고 있지만 다시 신인으로 돌아간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아요.”

지금의 젊은 록 팬들에게 레이니 선은 낯선 이름일 수 있지만 이들은 한국 록계에 큰 충격을 던지며 등장한 밴드다. 록과 헤비메탈, 사이키델릭, 얼터너티브 사운드가 뒤섞인 음악과 거기에 얹혀진 보컬 정차식의 귀곡성은 당시 음악 관계자들과 마니아들에게 상당한 반향을 얻었다. 부산에서 활동했던 이들은 전국구 밴드로 이름이 빠르게 퍼져나갔고, 이들의 음악은 곧 ‘귀곡메탈’이란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멤버들의 군 입대와 탈퇴 등으로 1집 이후 온전한 구성으로 앨범을 낸 적은 없었다. 그때그때 멤버들의 상황에 맞춰 앨범을 냈고, 그래서 2집은 어쿠스틱한 음악으로, 3집은 트립합 성향의 음악으로 앨범이 나왔다.


〈오리진〉
〈오리진〉
이번 4집은 1집 이후 다시 원년 멤버가 모여 만든 앨범이다. 이번 앨범에 담긴 음악들은 정차식의 표현대로 “맨(남자)의 음악”이다. 1집의 강렬한 사운드로 회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그래서인지 올드팬들의 반가움이 더 큰 듯하다. 앨범 타이틀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의미의 ‘오리진’이다.


“원년 멤버가 모였는데 다시 록으로 가는 건 당연한 거죠. 요즘 너무 맨답지 못하고 감수성 위주의 음악들만 나오는 것 같아서 못마땅하기도 했고. 옛날에 우리가 한참 활동할 때처럼 헤비한 음악들이 요즘은 별로 없는 것 같아서 우리라도 헤비하게 가자고 그렇게 방향을 정했어요.”

앨범에 담긴 음악들은 단순히 1집으로의 회귀만은 아니다. 1집처럼 주술적이지는 않지만 최근 헤비니스 음악들의 경향도 반영이 됐고, 2집과 3집에서 보여줬던 가요적인 멜로디도 들어 있다. 김태진의 현란한 기타 솔로를 들을 수 있는 ‘오리진’과 클래시컬한 선율의 처절한 발라드 ‘재’, 로다운30의 윤병주와 시나위 출신의 김바다가 참여한 ‘블랙 독’ 등이 앨범에서 눈에 띄는 곡들이다.

고등학교 2년 선후배 사이인 정차식(35)과 김태진(33)이 레이니 선을 만든 지 15년 이상의 시간이 지났다. 정차식과 김태진은 특히 밴드를 떠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인생의 절반 가까이를 함께 해온 레이니 선의 의미를 물었다. “짐이라고 생각할 때도 많아요. 그런데 아무리 부정하고 싶어도 중심이 돼요. 다른 걸로 돈 벌고, 다른 밴드 활동을 해도 결국 중심이 되는 건 레이니 선이더라구요.”(김태진)

레이니 선은 3월14일 홍대 브이홀에서 4집 발매 기념 단독 공연을 갖는다.

글 김학선 객원기자 studiocarrot@naver.com, 사진 곰 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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