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지내시나요>
80년대 민중가요 녹여 첫 독집
‘새벽길’ 등 현대적 감각 재해석
‘새벽길’ 등 현대적 감각 재해석
오랜 시간 동안 민중가요 진영에서 노래해 온 조경옥이 첫 독집 앨범 <잘 지내시나요>를 냈다.
대중들에겐 낯선 이름이지만, 조경옥은 서울대 노래패 메아리를 시작으로 80년대에 노래를 찾는 사람들에서 활동했다. 김민기의 노래극 <개똥이> <아빠 얼굴 예쁘네요> 등을 통해 무대에도 섰다. 90년대 들어 활발하게 활동하지는 않았지만, <겨레의 노래> 음반이나 이원재, 이성지 등의 음반에 꾸준히 참여하며 노래의 끈은 놓지 않았다.
메아리, 노래를 찾는 사람들, 김민기란 이름에서 짐작되듯 ‘새벽길’ ‘떠남이 아름다운 사람들이여’ ‘바다여 바다여’ 등 앨범 수록곡의 절반 이상은 80년대 세대들에게 익숙한 노래들이다. 여기에 ‘잘 지내시나요’ ‘그리움만으로도’ 등의 새 노래들이 추가됐다.
앨범은 단순히 옛시절을 되풀이하는 데 그치지는 않는다.
앨범 프로듀서와 편곡을 맡은 김혜능은 재즈 아카펠라 그룹 그린 티의 멤버답게 80년대 노래들을 현대적 감각에 맞춰 간소하지만 정갈한 새 느낌으로 바꾸어 놓았다. 조경옥은 민중 가요의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는 소녀 같은 목소리로 노래들을 한층 더 젊게 만들었다.
김민기의 대표적인 노래 ‘날개만 있다면’에서 들려주는 조경옥의 앳된 목소리와 어쿠스틱 기타의 어울림은 앨범의 성격을 가장 잘 드러내준다. 그때 그 시절을 함께 보낸 세대뿐 아니라 그보다 어린 세대들이 함께 들어도 그리 ‘노티’ 나지 않는 깔끔한 ‘성인 취향’의 앨범이다.
김학선 객원기자 studiocarro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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