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 년 만에 원년 멤버로 돌아온 백두산의 리더 유현상(왼쪽)과 기타리스트 김도균.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한국 정서 가미한 ‘메탈’하다 15년 전 유학·트로트 ‘딴길’
유현상·김도균 등 원년 멤버 뭉쳐 새 앨범에 ‘희망’ 담아
평균 나이 쉰 넘겨도 ‘칼날’ 샤우팅·강력한 사운드 여전
유현상·김도균 등 원년 멤버 뭉쳐 새 앨범에 ‘희망’ 담아
평균 나이 쉰 넘겨도 ‘칼날’ 샤우팅·강력한 사운드 여전
<주연배우>에서 <여자야>로의 변신, <업 인 더 스카이>(Up In The Sky)와 <꽃배블루스> 사이의 거리.
대중음악계에서 유현상(55)만큼 독특한 행보를 보인 뮤지션은 드물다. 미 8군에서 처음 음악을 시작해 사계절, 사랑과 평화 등의 밴드를 거쳐, 백두산이라는 한국을 대표하는 헤비메탈 밴드의 리더로 활동했다. 그리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헤비메탈 보컬리스트에서 트로트 가수로의 극단적 변신을 감행했다.
이후 15년 동안 트로트에 몸담으며 음악 인생을 정리할 것 같던 그가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에 백두산을 재결성하고 다시 헤비메탈 보컬리스트로서의 새 삶을 선언했다. 유현상, 김도균(45), 김창식(54), 한춘근(55). 1986년 백두산 1집 발표 때의 원년 멤버 그대로다. 평균 연령이 쉰두 살이니, 그야말로 국내 최고령 헤비메탈 밴드의 탄생인 셈이다.
“우리 때만 해도 시나위나 부활 같은 록 밴드나 록 음악이 활성화돼 있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너무 소외되어 있는 듯해요. 그걸 보면서 잘못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나서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거죠.”(유현상)
“백두산을 지키지 못했다는 게 계속 마음에 걸렸어요. 지금 한국의 록 음악이 이렇게 어려워진 데는 우리 책임도 크다는 걸 느꼈구요. 이제라도 다시 시작해야죠.”(김도균)
백두산 2집 앨범 <킹 오브 로큰롤>(1987년)은 작정하고 만든, 훌륭한 헤비메탈 앨범이었다. 당대 세계 헤비메탈의 흐름을 받아들이면서도 한국적 정서를 가미하려 노력했다. 유현상은 놀라운 샤우팅 창법을 선보였고, 기타리스트 김도균은 당시 유행하던 속주 연주를 들려줬다. 외국 진출을 계획하며 대다수 곡을 영어로 만들었고, 실제로 일본에선 상당한 반응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국내에선 영어 가사란 이유로 대부분 금지곡이 되었다.(그때 금지곡들이 해금됐다는 문자 메시지를 얼마 전 받았다고 한다) 국내 활동이 위축되자 실망한 김도균은 록 음악의 본토인 영국으로 떠날 결심을 했고, 유현상은 음반 제작자로 활동하다 1991년 트로트 앨범을 발표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한다. 왜 하필 트로트였을까?
“어느 날 나훈아씨 공연을 보는데 너무너무 훌륭한 거예요. 저걸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때까지 여러 장르의 음악을 했는데 트로트는 해보질 않아서 한 번쯤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고, 자신감도 있었어요. 사실 음반 제작자가 트로트를 하면 돈을 많이 주겠다고 한 것도 이유가 됐지요.”
그렇다면 이번엔 왜 다시 록일까? “트로트를 하면서도 돌아올 거란 생각은 계속 갖고 있었어요. 록은 거짓이 없어요. 노력한 만큼 소리가 나오거든요. 어떤 음악들을 보면 한 게 전혀 없는데도 인기를 얻고 그래요. 우리는 연습 안 하면 기타 소리가 안 나오는데, 거기는 노래 연습 안 해도 음반은 그럴듯하게 나와요. 참 희한해요.”(유현상) 현재 녹음을 끝내고 발매를 준비중인 재결성 앨범의 수록곡들은 헤비메탈 그 자체다. 유현상의 샤우팅 보컬은 쉰다섯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칼날같이 날카롭고, 김도균이 주도하는 사운드는 강력하다. 트로트에서 다시 록 음악을 만들기가 어렵지 않았냐는 질문에, 유씨는 “나는 록으로 처음 음악을 시작한 사람이고, 세포 하나하나에 내가 경험했던 록의 기억이 들어 있어 자연스럽게 나온다”고 답한다. ‘우리가 대한민국이다’, ‘아이들아’ 같은 노래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들이 전하는 메시지는 ‘희망’이다. 국민들을 신명나게 할 수 있는 노래를 만들고 싶단다. 어렵게 헤비메탈을 하고 있는 후배들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지난 14일 후배 헤비메탈 밴드들과 합동 공연을 했다는 유씨는 “같이 공연하니까 너무 좋았다”고 했다. “그동안 공연 기획이나 여러 면에서 불합리한 점이 많더라구요. 그런 잘못된 걸 고치는 게 선배들이 할 일이죠. 록 밴드들이 너무 소외돼 있어요. 이제라도 후배들과 차근차근 우리 것들을 찾아가야죠.” 김학선 객원기자 studiocarrot@naver.com
그렇다면 이번엔 왜 다시 록일까? “트로트를 하면서도 돌아올 거란 생각은 계속 갖고 있었어요. 록은 거짓이 없어요. 노력한 만큼 소리가 나오거든요. 어떤 음악들을 보면 한 게 전혀 없는데도 인기를 얻고 그래요. 우리는 연습 안 하면 기타 소리가 안 나오는데, 거기는 노래 연습 안 해도 음반은 그럴듯하게 나와요. 참 희한해요.”(유현상) 현재 녹음을 끝내고 발매를 준비중인 재결성 앨범의 수록곡들은 헤비메탈 그 자체다. 유현상의 샤우팅 보컬은 쉰다섯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칼날같이 날카롭고, 김도균이 주도하는 사운드는 강력하다. 트로트에서 다시 록 음악을 만들기가 어렵지 않았냐는 질문에, 유씨는 “나는 록으로 처음 음악을 시작한 사람이고, 세포 하나하나에 내가 경험했던 록의 기억이 들어 있어 자연스럽게 나온다”고 답한다. ‘우리가 대한민국이다’, ‘아이들아’ 같은 노래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들이 전하는 메시지는 ‘희망’이다. 국민들을 신명나게 할 수 있는 노래를 만들고 싶단다. 어렵게 헤비메탈을 하고 있는 후배들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지난 14일 후배 헤비메탈 밴드들과 합동 공연을 했다는 유씨는 “같이 공연하니까 너무 좋았다”고 했다. “그동안 공연 기획이나 여러 면에서 불합리한 점이 많더라구요. 그런 잘못된 걸 고치는 게 선배들이 할 일이죠. 록 밴드들이 너무 소외돼 있어요. 이제라도 후배들과 차근차근 우리 것들을 찾아가야죠.” 김학선 객원기자 studiocarro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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