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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뮤지컬 제작자는 낮은 곳서 먼 꿈 꾸는 사람”

등록 2009-02-24 18:04수정 2009-02-24 19:44

박명성(46·신시뮤지컬컴퍼니 대표)씨
박명성(46·신시뮤지컬컴퍼니 대표)씨
‘뮤지컬 드림’ 출간한 박명성씨
‘댄싱섀도우’등 제작노트 정리
“암수술 받으며 진행한 공연 등
무대안팎 현장·제작과정 담아”
뮤지컬 프로듀서에게 무대란 대박의 설렘과 실패의 위험이 공존하는 곳이다. 환상과 현실이 교차하는 이 공간에서 그는 끊임없이 흥행의 산고를 겪는다.

<댄싱섀도우>, <맘마미아> 등의 대작을 선보여 온 뮤지컬 프로듀서 박명성(46·신시뮤지컬컴퍼니 대표)씨가 자신의 뮤지컬 인생을 담은 책 <뮤지컬 드림>(북하우스 펴냄)을 냈다.

“창작 뮤지컬 <댄싱섀도우>를 만들면서 7년 동안 겪었던 일들을 제작 노트에 상세하게 기록해 놓았어요. 이 제작 노트를 정리하면서 <맘마미아>와 <아이다>, <시카고> 등의 제작 과정을 정확한 현장 언어로 남기는 것도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박씨는 “이 책이 관객들에게 하나의 뮤지컬 작품이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고, 프로듀서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이해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으론 어려웠던 제작 과정을 기록해 오면서 울고 웃던 과거 공연 현장의 추억들이 다시 떠올라 굉장히 감회가 새로웠다”고 털어놓았다.


〈뮤지컬 드림〉
〈뮤지컬 드림〉
이 책에는 뮤지컬 <맘마미아>와 <시카고> 등의 라이선스 획득 과정에서 국내 제작사들간에 벌어졌던 치열한 경쟁과 로열티 흥정 비결, 오디션·캐스팅 과정의 에피소드 등 제작에 얽힌 뒷이야기가 담겨 있다. 또 전남 해남 출신의 고등학생이던 그가 광주의 극장에서 고 차범석의 연극 <산불>을 보고 연극에 빠져버린 일, 고교를 졸업하고 1983년 고 김상열의 마당 세실극장에 연극배우로 처음 입문했던 일, 10개도 채 안 되는 작품에 대사 열 마디 이상을 받아본 적이 없을 만큼 단역만 하다 배우를 포기하고 연출 공부를 시작했던 사연 등도 전한다.

고달픈 프로듀서 인생의 뒤안길도 진솔한 필치로 담았다. 박씨는 1989년 오랜 조연출 생활 끝에 처음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을 연출했으나 실패하고 프로듀서로 진로를 바꾼다. 그러나 1999년에 <갬블러> 앙코르 공연의 실패로 집안이 풍비박산 나면서 충격을 받은 아내가 둘째 아이를 유산한다. 2005년엔 <아이다> 초연을 앞두고 런던 출장을 핑계 대며 몰래 위암 수술을 받기도 했다.

“책을 준비하면서 큰 공부를 한 것 같습니다. 어려웠던 과거를 돌아보니 스스로 너무 있는 척, 너무 잘난 척한 게 아닌가 자성하게 됐죠. 당시 치열했던 연극 정신으로 뮤지컬을 만들어야겠다는 각성도 했습니다.”

그에게 뮤지컬 프로듀서란 무엇일까?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먼 꿈을 꾸는 사람”이란 답이 돌아왔다.


“제작자는 기획부터 ‘쫑파티’까지 책임져야 합니다. 이 모든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아우르며 끌고 나가는 힘은 바로 꿈에서 비롯됩니다. 꿈꾸지 않는다면 프로듀서는 장사꾼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7년간 제작비 45억원을 쏟아부었던 역작 <댄싱섀도우>는 지난해 제작비의 절반도 못 건지고 막을 내렸다. 하지만 그는 꿈을 잃지 않고 있다고 했다. “공연 끝내고 5억원을 들인 무대 세트를 불태워버린 것도 새 무대에서 새로운 출발을 꿈꾸기 위해서였죠.”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신시뮤지컬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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