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신총 묘주도.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고구려 무덤벽화 속의 인물전
새봄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 가면 고구려 벽화의 생생한 인물상들을 만날 수 있다. 근엄한 자태로 앉은 당대의 고위층 권력자, 아리따운 차림새의 여인들이 손짓한다.
구내 상설전시실 고고관 고구려실에 차려진 ‘고구려 무덤 벽화 속의 인물’전(9월27일까지)이 만남의 자리다. 일제 때 그려진 고구려 벽화 모사도 소장품 120여 점 가운데 평양 부근 용강군의 감신총과 쌍영총의 인물 그림 9점이 나왔다.
가장 도드라진 볼거리는 거대한 쌍영총 공양 행렬도다. 가로와 세로가 각각 3.5m에 이르는 이 벽화는 달걀 같은 갸름한 얼굴에 점박이 옷을 입고 공양하러 가는 여인들의 행렬을 보여준다. 감신총 묘주도(사진)는 머리에는 관을 쓰고 붉은 옷차림에 팔짱 끼고 앉은 근엄한 권력자의 풍모가 인상적이다. 서역인 풍모를 지닌 쌍영총의 역사상은 신라 괘릉의 서역 무인상의 이미지와 흥미롭게 비교 감상할 수 있다.
구내 미술관 회화실도 지난 3일부터 근대기 화가 안중식의 그림 <백악산의 봄날 새벽>과 이인상의 부채 그림 등으로 전시 작품 일부를 교체해 선보이고 있다. (02)2077-9000.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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