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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우리 동네 김씨’가 배우 됐어요

등록 2009-03-10 18:12수정 2009-03-10 19:04

저소득층 동네주민들이 만든 자활극단인 대전의 ‘아낌없이 주는 나무’ 단원들이 연극 공연을 앞두고 이현수 단장(맨오른쪽)과 함께 연습에 한창이다.
저소득층 동네주민들이 만든 자활극단인 대전의 ‘아낌없이 주는 나무’ 단원들이 연극 공연을 앞두고 이현수 단장(맨오른쪽)과 함께 연습에 한창이다.
대전 동네극단 ‘아낌없이…’ 첫 유료공연
단원 대부분 수급권자·차상위계층
“민관협력 일자리 창출 전국 첫 실험”

저소득층의 자활을 위해 만든 동네 극단이 정식 무대에 선다. 12일부터 15일까지 대전 도룡동 시엠비엑스포아트홀에서 극단 이름과 똑같은 연극을 무대에 올리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다.

이 극단의 단원은 동네 사람이 대부분이다. 전문 배우가 셋 있지만 나머지 9명의 단원은 정부의 생계비 보조를 받는 수급권자와 차상위계층이다. 중국에서 시집 온 이주여성과 한부모 가정의 어머니도 있다.

이들이 정식 무대에 올리는 첫 연극 <아낌없이 주는 나무>는 셸 실버스타인의 소설을 각색한 것으로 성인과 청소년이 함께 볼 수 있는 가슴 따뜻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어린 소년의 말벗이자 놀이터가 되고, 그가 배고플 때 사과를 건네며, 아이가 자라 돈이 필요할 때 나뭇가지는 물론 몸통 전체를 주는 사과나무. 심지어 그가 노인이 되어 쉴 곳이 없을 때 그루터기마저 쉼터로 제공하는 나무 이야기를 통해 사람은 그런 나무처럼 사랑을 나누며 살아가는 존재이며 그런 삶을 살 때 행복하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배우 대부분이 동네 사람들이지만 단원들의 연기 실력은 전문 배우 못지않다. 이들은 지난해 3월 창단 뒤 <아기 사슴 꼼지> <무녕왕 이야기> 등의 인형극, 가족 뮤지컬 <햇님달님>, 연극 <빨간 모자 아가씨와 크리스마스>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선보였다. 공연 횟수만도 200회가 넘는다. 이번 작품은 어린이집, 경로당, 구민회관 등을 무대로 했던 ‘찾아가는 문화공연’이 아니라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유료 공연인 만큼 재미와 감동을 위해 스크린 영상과 마술 기법 등 전문 극단 수준의 특수기법을 도입했다. 세 개의 무대를 쓰고 삽입되는 노래도 25곡이나 된다.

연기 경험이 전혀 없는 이들이 ‘자활 극단’을 만들고 정식 무대에 배우로 서기까지 주위의 도움이 많았다. 특히 대전 중구청은 전국에서 처음으로 극단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시장진입형 자활사업으로 지정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현수 단장은 “자활 극단은 민과 관이 힘을 모아 저소득층의 일자리 창출과 문화 소외계층의 문화 향유를 목적으로 진행되는 전국 최초의 실험”이라며 “극단을 사회적 기업으로 만들어 자립시키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입장료는 일반 1만5000원(어린이·단체는 8000원). 입장 때 결식아동을 위해 라면 1개를 후원하면 5천원(어린이·단체는 4천원)을 깎아준다. (042)256-7878.

대전/글·사진 권복기 기자 bokk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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