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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블로그] 이인범 청주공예비엔날레 예술감독 인터뷰

등록 2009-03-13 14:12

“이번 비엔날레는 지금까지 해온 비엔날레 제도와 작가들한테 거는 시비입니다.” 9월23일부터 40일동안 열리는 2009 청주공예비엔날레 이인범 예술감독(54·상명대 교수)은 12일 전시를 200여일 앞두고 준비한 보따리를 풀어놓았다. “한때 전국에 축제바람이 불더니 얼마 전부터는 비엔날레 바람이 붑니다. 대개 겉은 그럴싸하지만 실속이 없는 잡화상입니다.” 이 감독은 비엔날레다운 비엔날레를 만들겠다고 했다. 공예비엔날레의 주제는 ‘만남을 찾아서’. 영어로는 ‘아웃사이드 더 박스’다. “고정관념을 벗어나자는 것이죠. ‘파인아트-디자인-공예’식의 근대적인 삼각구도를 깰 계획입니다. 삶과 밀접한 공예를 열등한 부문으로 취급해온 게 웃기는 거죠.” 이 감독은 공예를 ‘이 시대 주체적인 사람들이 무언가를 꿈꾸며 제작하는 행위 또는 그 결과물’이라고 폭넓게 정의했다.

“도자, 금속, 목칠, 섬유, 기타로 구분된 공예 내부의 장르 벽을 없앴어요. 장르 순수성을 주장하는 이면에는 대학의 권력집단의 기득권, 삶과 유리된 채 전통을 보존하고 있다는 환상에 젖은 문화재청의 안일함이 숨어 있습니다.” 그는 도자-여주, 섬유-대구 식으로 짝짓기 비엔날레가 공예발전에 도움이 안된다고 말했다.

“순수성을 중시하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그것에 집착하면 영원히 이류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 장르간 통섭과 융합이 필요한 때입니다.” 청공비는 크게 본전시, 공모전, 페어로 구성된다. 본전시는 △인공의 지평(1부) △오브제 그 이후(2부) △삶의 세계 속으로(3부) 등 3부로 나뉜다. 1부에서는 장르구분을 없앤 공예가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가를, 2부에서는 진열품으로서가 아니라 실생활에서의 쓰임을, 3부에서는 도시조명, 담벼락, 보도블럭 등 거리로 나간 공예의 진면모를 보여줄 계획이다.

장르 혁파는 공모전에서도 마찬가지. “그동안 출품자들이 장르구분에 맞춰 작품을 만들어야 했기 때문에 장르를 뛰어넘는 창의적인 작품이 불이익을 받았어요.” 이 감독은 재료 구분없이 공예적인 가치를 구현한 작품이면 누구든지 응모할 수 있도록 했다. 심사위원도 알렉산더 폰 페게작 비트라디자인박물관장, 일본의 미술평론가 기타자와 노리야키, 영국의 <크래프트> 전 편집장인 마르티나 마겟츠, 김홍남 전 중앙박물관장 등으로 격을 높였다. 장소로는 예술의전당과 그 일대의 시설을 그대로 활용하고 전시장에서 멀지 않은 상당산성을 전시공간으로 끌어들일 계획이다.


“공예인이나 지역인들이 혹시 섭섭해할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낡은 공예관을 버리고 시선을 밖으로 향할 때 새로운 세계가 열립니다. 청주 비엔날레에서 통하면 전세계에서도 통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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