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본명 정지훈ㆍ27)와 당시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 등이 공연 무산과 관련해 총 808만6천달러의 손해배상을 하라는 평결이 내려진 하와이 공연은 비의 월드투어 일정의 하나로 진행된 공연이었다.
2006년 비의 소속사이던 JYP는 총 35회로 예정된 월드투어의 주관사로 스타엠을 선정했다.
스타엠은 2007년 2월 레볼루션엔터테인먼트와 하와이를 포함한 북미지역 5회 공연 판권 계약을 맺었고, 레볼루션이 현지 프로모터에 되파는 형식을 취했다. 로스앤젤레스 지역만 스타엠이 현지 회사와 직접 판권을 계약했다.
2006년 국내에서 공식 발표된 월드투어의 출발은 순조로웠다. 국내 가수 중 처음 대규모 월드투어를 기획한데다, 아시아를 넘어 미국 본토까지 입성한다는 전략은 비가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2006년 12월15~16일 서울을 시작으로 12월23~24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2007년 1월12~14일 홍콩, 1월21일 싱가포르, 1월27일 말레이시아, 3월10~11일 베트남, 3월31일 대만, 4월14일 호주, 5월25일 일본, 6월2~3일 태국 등 총 16회 공연은 순항했다. 관객 동원도 약 19만 명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본격적인 미국 입성부터 투어가 암초에 부딪혔다.
라스베이거스 공연 이후 미국에서 이름 '레인(Rain)' 사용과 관련한 법적 소송이 제기돼 2007년 6월 이름 사용금지 가처분신청 기각 판결을 받았고, 같은 달 열릴 하와이 공연, 다음 달 로스앤젤레스 공연이 차례로 취소됐다.
당시 스타엠은 레볼루션에 판매한 5회 공연 판권 22억5천만 원 중 총 4억3천만 원 밖에 받지 못했으며, 레볼루션이 스타엠의 승인을 받지 않고 현지 프로모터에 공연 판권을 양도하는 등 계약 위반을 해 공연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구체적인 사유로 하와이의 경우 ▲장비의 하중을 고려하지 않은 부적합한 무대 골조 사용 ▲'레인' 서비스권 소송을 꼽았다.
LA의 경우는 ▲무대 설치 시간의 절대적 부족 ▲UL(전기ㆍ전자분야 공업규격) 마크가 없는 투어 장비에 대한 LA시의 철수 결정 ▲현지 프로모터의 자금 부족으로 인한 준비 미비를 꼽았다.
그러나 당시 하와이 공연 판권구입사인 클릭엔터테인먼트는 "레볼루션, 스타엠 등이 공연 시작 전 라이선스 수수료 등의 명목으로 50만 달러를 가로챘다"며 "공연을 위한 무대에는 문제가 없었으며 장비 운송이 되지 않았고 댄서, 밴드 멤버들이 공연 비자를 받지 않아 의도적이다"고 반박했다.
또 로스앤젤레스 공연 프로모터인 V2B글로벌은 "현찰을 구하느라 힘들었지만 자금 문제가 공연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며 "공연장인 스테이플스 센터 측이 공수해 온 장비를 이곳 관련법에 저촉된다는 이유로 사용하지 못하게 해 결국 공연을 올리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로스앤젤레스의 경우 현지까지 가서 리허설을 펼치고 인터뷰를 했던 비로서는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당시 국내 공연기획사 관계자들은 "현지 공연업계에 대한 인적 네트워크와 정보가 턱없이 부족하다"며 "현지 수요를 고려할 때 현지 공연 업체들은 공연 판권이나 가수의 개런티가 비싸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경험이 없는 한국계 프로모터가 주로 뛰어들고 이들과 손을 잡는다"는 점을 문제점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이은정 기자 mimi@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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