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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록의 대부 아들들 ‘피는 못 속여’ 뚝심 사운드

등록 2009-03-24 18:12수정 2009-03-24 20:04

서울전자음악단의 신윤철(기타·보컬, 오른쪽), 신석철(드럼·왼쪽), 김정욱(베이스·가운데). 사진 서울전자음악단 제공
서울전자음악단의 신윤철(기타·보컬, 오른쪽), 신석철(드럼·왼쪽), 김정욱(베이스·가운데). 사진 서울전자음악단 제공
서울전자음악단 2집 ‘라이프…’
신중현씨 아들 윤철·석철 참여
“10년 뒤에도 남을 음악 만들려

밴드 멤버들끼리 직접 제작해”

“어린 시절 학교에서 / 선생님이 하시던 말씀 / 죄인의 후손이라고 / 내 친구들 다 떠나고 / 세상에 필요 없다고 / 온 세상이 나를 밀어내도 난 괜찮아 / 웃으면서 노래해봐”

록 밴드 ‘서울전자음악단’의 2집 앨범 <라이프 이즈 스트레인지>(아래 사진)의 첫 노래 ‘고양이의 고향 노래’는 이런 가사로 시작된다. 주위 친구들이 다 떠나고 혼자 남은 소년은 노래 부르고 기타를 치는 음악인이 되었다. 죄인의 후손이라 불린 그 소년은 서울전자음악단을 이끌고 있는 신윤철. 선생의 말 한마디로 아버지에서 죄인이 돼버린 이는 당시 대마초 사건에 연루돼 활동이 무기한 금지됐던 그의 아버지이자 ‘록의 대부’인 신중현이다. 신중현의 세 아들이 모두 음악을 하고 있다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다. 서울전자음악단은 그의 차남 신윤철(기타·보컬, 오른쪽)과 막내 신석철(드럼·왼쪽)이 함께 하고 있는 밴드다. 여기에 김정욱(가운데)이 베이스 연주를 맡으며 함께 활동하고 있다. 서울전자음악단이란 이름은 북한에 있는 ‘평양전자음악단’의 이름을 따서 만든 것이다.

신윤철은 음악 동료들과 마니아들에게 전폭적 지지를 얻고 있는 뮤지션이지만 음악 행보는 무척 불운했다. 1988년 <보랏빛 하늘>이란 솔로 음반으로 데뷔한 이래 여러 인상적인 앨범을 만들어왔지만 모두 상업적으로 실패하고 지금은 구하는 것조차 힘들게 돼버렸다.

서울전자음악단은 자기 중심의 음악 활동을 하고 싶었던 신윤철의 오랜 염원이 이뤄진 밴드다. 1집 앨범에 모던 록에 가까운 음악이 담겼다면, 2집에선 1960~70년대 클래식 록의 분위기가 물씬하다.

“우리가 즐겨 듣고 좋아했던 그 당시 음악을 담아내고자 했어요. 거기에 현대적 감각을 더해서 발전시키고 싶은 게 목표예요.”(신윤철)


예스러운 느낌을 내기 위해 곡의 녹음에는 아날로그 8트랙 녹음기를 썼다. 녹음 장소도 일반 스튜디오가 아닌 경기도 광주의 한 야산 중턱에 있는 산장이었다. “천장이 나무여서 공간감도 좋았고 원하는 소리를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사이키델릭한 기타 사운드가 곡을 주도하는 ‘종소리’, 감동적인 기타 솔로를 들을 수 있는 ‘서로 다른’ 등 모두 11곡이 실렸다. 이번 앨범은 지난 앨범과 마찬가지로 밴드 멤버들이 직접 제작했다. 여러 레이블에서 제의도 들어왔지만 결국 자체 제작을 택했다. 그 이면에는 현재 대중음악계 상황을 반영하는 깊은 의미가 깃들어 있다.

“내가 만든 음악을 내가 책임지는 게 최선의 방법이 아닌가 생각했어요. 기획사와 계약하면 당장 홍보 등에서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그들이 원하는 건 10년 지나도 찾는 앨범이 아니라 석 달 안에 승부를 보려는 음악들이기 때문에 맞지 않더라고요. 우리끼리 준비하다 보니 시간이 오래 걸리고 현실적인 어려움도 많긴 하지만 10년 뒤 들어도 괜찮은 음악을 만들려면 이렇게 할 수밖에 없죠.”

4월5일 예정된 신윤철의 결혼식 때문에 서울전자음악단은 그 뒤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는 또 아버지 신중현의 노래들을 새롭게 편곡해 연주하는 앨범도 아버지, 형제들과 함께 준비하고 있다.

김학선 객원기자 studiocarrot@naver.com

사진 서울전자음악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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