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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용산참사·일제고사…풍속화처럼 노래했어요”

등록 2009-03-31 20:31수정 2009-03-31 20:59

와이비(YB·윤도현밴드) “용산참사·일제고사…풍속화처럼 노래했어요”
와이비(YB·윤도현밴드) “용산참사·일제고사…풍속화처럼 노래했어요”
새 앨범 ‘공존’ 낸 와이비
88만원 세대 다룬 ‘…루징 게임’
학생자살 관련 ‘물고기와 자전거’등
“김홍도·신윤복 그림같이 시대상 담아”
요즘 유행하는 88만원 세대 담론을 노래한 ‘88만원의 루징 게임(Losing Game)’, 철거민 문제를 소재로 삼아 용산 참사를 떠올리게 하는 ‘깃발’, 일제고사 파문 속에서 학업 부담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 초등학생의 이야기를 담은 ‘물고기와 자전거’. 와이비(YB·윤도현밴드)의 여덟 번째 앨범 <공존>은 현 한국 사회의 풍경들을 그대로 담아낸 하나의 전시장이다.

밴드를 대표해 만난 리더 윤도현은 앨범을 만들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 “멋있는 척하지 않고 최대한 솔직하게 만들자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우리 노래들이 김홍도나 신윤복의 풍속도처럼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 그림들을 통해 그 시대상을 알 수 있듯이 우리 앨범도 그렇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먼 훗날에 사람들이 이 앨범을 들으면서 ‘그 시대엔 이런 일들이 있었구나. 그 시대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이렇게 어렵게 살았구나’ 하는 사실들을 알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선 지금 현실을 그대로 노래하는 수밖엔 없는 거죠.”

이런 소재의 이야기들을 다양한 록 사운드에 담아냈다. 전체적으로 사운드는 예전보다 훨씬 거칠게 가져갔다. 앨범의 타이틀곡인 ‘아직도 널’ 같은 노래도 흔히 들을 수 있는 발라드의 질감과는 사뭇 다르다. 이런 록 사운드에 익숙지 않은 사람들은 윤도현에게 전화를 걸어 녹음이 잘못된 것 아니냐고 묻기도 했다고 한다.

가사도 예전보다 더 세진 것 같다는 얘기를 하자 “늘 해오던 거”라며 “지금 시대가 너무 어렵다 보니까 좀더 부각이 돼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러 지금 정부와 각을 세우기 위해 그런 게 아니냐는 얘기도 있는데 그러려고 음악을 하진 않아요. 정부에 찍혀서 좋을 게 뭐가 있겠어요. 그렇다고 너무 눈치 보면서 음악 하고 싶지도 않고 그냥 딱 우리 생각 그만큼만 앨범에 담으려고 한 거죠.”


와이비(YB·윤도현밴드)의 여덟 번째 앨범 <공존>
와이비(YB·윤도현밴드)의 여덟 번째 앨범 <공존>
윤도현만큼 많은 논란과 오해 속에 있는 음악인도 드물다. ‘월드컵 가수’ 논란부터 남의 노래만 불러 히트시킨다는 음악적 비판, 그리고 최근 한 인터넷 언론(프레시안) 기사에선 그를 ‘진보 장사’를 하는 가수로 규정했다. 이 모든 논란에 대해 그는 “어쩔 수 없다”며 다소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이런 것들이 상처가 된다기보다 ‘이렇게도 보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난 정말 그런 의도를 가지고 한 게 아닌데 나의 생각과는 전혀 다르게 받아들이시는 분들이 많아서 좀 당황스러웠어요. 그런데 그런 거에 다 신경 쓰다가는 내 음악을 못 하겠더라고요. 이러다간 무슨 얘기를 노래로 할 수 있겠나 하는 느낌이 들어서 그분들이 그렇게 본다면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거죠.”

그는 답변할 때마다 매우 신중했고, 이 발언이 또다른 오해를 사지 않을까 우려했다. 특히 정치적인 부분에 대한 답을 할 때는 더욱 그랬다. 지난해 많은 논란이 있었던 <한국방송> ‘윤도현의 러브레터’ 하차에 대한 얘기를 꺼내자 그는 “그 얘기는 정말 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자신이 정치적인 인물로 비치는 것에 대한 아쉬움과 우려를 내비쳤다.

“나는 (신)해철이 형처럼 하고 싶은 말을 다 할 수 있는 용기 있는 사람이 아니에요. 정말 겁쟁이고 아무 힘이 없는 한 개인인데 내가 어느샌가 대단한 사람처럼 돼 있더라고요. 전에는 욱하는 게 있었지만 이제는 어떤 사회적인 발언을 할 때 정말 그 사안에 대해서 확실히 알아보고 얘기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와이비는 새 앨범 발매를 기념해 4월13일부터 5월3일까지 서울 홍대 앞 브이홀(V-Hall)에서 소극장 콘서트를 연다.

김학선 객원기자 studiocarrot@naver.com

사진 다음기획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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