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병동의 매미들
‘누가 대한민국…’·‘낮병동의 매미들’ 등 사회 참여적 작품들 무대 올라
사회풍자극은 끊임없이 권력과 정치, 사회와 충돌하며 세상과의 소통을 꾀해왔다. 최근 상업적인 연극이 판치는 대학로 연극동네에 사회참여적인 풍자극들이 잇따라 무대에 올라 날카로운 풍자정신으로 건전한 웃음을 던져주고 있다.
<누가 대한민국 20대를 구원할 것인가>, <낮병동의 매미들>, <삼도봉 미스토리> 등이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갈등과 부조리, 동시대인들의 고민과 불만을 가감 없이 무대에 올리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미국산 쌀 개방, 20대의 청년 실업, 보수언론의 횡포, 인터넷 여론 탄압 등 이명박 정권의 실정과 우리 현실에 대해 연극인들이 거침없이 사회적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누가 대한민국…>(작·연출 김재엽)은 ‘촛불문화제’를 통해 본 한국 사회 속의 20대의 초상을 다양한 세대의 시선으로 비추고 있다. 12일까지 대학로 연극실험실 혜화동1번지.
‘10대와 촛불소녀’, ‘그럼, 누가 이명박을 찍었나?’, ‘고해성사-취직만 시켜주면 영혼이라도 팔겠다’ 등 13개의 에피소드가 속도감 있게 풀어진다. 외환위기 이후 강화된 경쟁구조와 취업대란, 비정규직 문제, 치솟는 대학등록금 등 20대들의 안타깝고 답답한 현실 고발이 기성세대인 30~60대를 불편하게 만든다. 11일 공연이 끝난 뒤에는 김명화 연극평론가, 오마이뉴스 블로그 기자, 대학생 등이 참가해 대담을 벌인다. (02)3673-5580.
<낮병동의 매미들>(조영호 작·연출)은 권력과 자본으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예술가를 미디어의 힘과 성적으로 학대하는 오늘의 세태를 풍자하는 블랙코미디이다. 12일까지 혜화동 연우무대 소극장.
2층부터 63층 펜트하우스까지 예술인들이 모여 사는 예술인아파트를 배경으로 예술평가위원회의 통제와 횡포에 희생당하는 막장 예술가들의 희망과 좌절을 아프게 그렸다. 예술평가위원회는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 등장하는 ‘빅 브러더’ 같은 존재이다.
“저희 경비원들은 항상 ‘아티스트 프렌드리’ 정신으로 예술인들을 존경하며 받들며 머슴처럼 섬기면서 살 것을 다짐합니다.”, “저희 예술평가위원회는 법과 원칙을 따를 뿐이고…”, “과거, 평가 거부로 예술계에 물의를 일으킨 바 있는... 스캔들 제조기 허벌... 좌빨… 전라디언…” 등 엠비정권의 재벌위주 ‘비즈니스 프렌드리’ 정책과 보수언론의 색깔론을 풍자하는 대사들이 폭소를 자아낸다.
극단쪽은 “최근 와이티엔과 문화방송 노조원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단체관람을 많이 하고 있다”며 “억압받는 언론인과 시민단체를 위해서 4월 중순께부터 연장공연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02)514-0876.
연극 <삼도봉 미스토리>(김신후 작·고선웅 각색 연출)는 쌀 수입반대 집회를 배경으로 농촌문제를 꼬집는 코믹스릴러이다. 6월28일까지 동숭아트센터.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가 맞닿은 삼도봉 미국산양곡창고에서 느닷없이 ‘대가리’(머리)가 사라진 토막 시체가 발견되고 현장에서 용의자로 체포된 농부 4인이 무죄를 증명하려고 진술을 펼치는 과정을 코믹하게 그렸다. ‘미국 쌀 수입 반대’, ‘태풍 피해보상, ‘농촌총각 국제결혼 사기’, ‘농어민 융자’ 등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농촌 문제들이 드러난다. ‘삼도봉미스토리’의 ‘미(美)’는 쌀과 미국을 의미하며, ‘대가리’ ‘대그박’ ‘대갈빼기’로 변주되는‘머리’는 오늘날 농촌을 이 지경으로 만든 윗사람을 지칭한다. (02)766-6007. 이밖에 지난해 초부터 대학로 상명아트홀 1관에서 장기공연 중인 <늘근도둑 이야기>(이상훈 작, 김지훈 연출)은 도둑 이야기를 통해 국세청장 그림 로비 의혹 사건을 비롯해 삼성 비자금 사건, 신정아 사건, 촛불시위 등 우리 사회의 민감한 문제를 건드린다.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연극 <삼도봉 미스토리>(김신후 작·고선웅 각색 연출)는 쌀 수입반대 집회를 배경으로 농촌문제를 꼬집는 코믹스릴러이다. 6월28일까지 동숭아트센터.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가 맞닿은 삼도봉 미국산양곡창고에서 느닷없이 ‘대가리’(머리)가 사라진 토막 시체가 발견되고 현장에서 용의자로 체포된 농부 4인이 무죄를 증명하려고 진술을 펼치는 과정을 코믹하게 그렸다. ‘미국 쌀 수입 반대’, ‘태풍 피해보상, ‘농촌총각 국제결혼 사기’, ‘농어민 융자’ 등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농촌 문제들이 드러난다. ‘삼도봉미스토리’의 ‘미(美)’는 쌀과 미국을 의미하며, ‘대가리’ ‘대그박’ ‘대갈빼기’로 변주되는‘머리’는 오늘날 농촌을 이 지경으로 만든 윗사람을 지칭한다. (02)766-6007. 이밖에 지난해 초부터 대학로 상명아트홀 1관에서 장기공연 중인 <늘근도둑 이야기>(이상훈 작, 김지훈 연출)은 도둑 이야기를 통해 국세청장 그림 로비 의혹 사건을 비롯해 삼성 비자금 사건, 신정아 사건, 촛불시위 등 우리 사회의 민감한 문제를 건드린다.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