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브라질 여가수 ‘특별한 만남’

<오마라 포르투온도 & 마리아 베타니아>

오마라-마리아 합작 앨범

쿠바를 대표하는 여가수이자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의 여성 보컬로 활동했던 오마라 포르투온도. 그리고 브라질 음악의 거장 카에타누 벨로주의 여동생으로도 잘 알려진 브라질 대중음악의 산증인 마리아 베타니아. 이렇게 쿠바와 브라질을 대표하는 여가수 둘이 서로에 대한 존중과 우정을 담아 한 장의 앨범을 만들어냈다.

두 사람이 함께하게 된 것은 마리아 베타니아에 대한 오마라 포르투온도의 관심에서부터 시작됐다. 2006년 브라질에서 순회공연을 열었던 포르투온도의 요청에 의해 둘은 처음 만났다. 많은 얘기를 나누며 서로 음악적 공감대를 형성한 둘은 그 자리에서 음반 녹음까지 약속했다. 2007년, 약속을 지키기 위해 포르투온도가 브라질을 다시 방문했고 그렇게 해서 나온 결과물이 <오마라 포르투온도 & 마리아 베타니아>다.

보통 중남미의 음악들에서 연상되는 역동성 대신 그들이 택한 건 물 흐르듯 여유롭게 흘러가는 관조와 차분함이다. 그런 여유로움 속에서 두 나라의 음악이 갖고 있는 가치를 보여주기 위해 선곡에 많은 정성을 기울였다. 앨범을 시작하는 ‘라초’와 ‘메니노 그란데’(큰 소년)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두 노래는 각각 쿠바와 브라질의 자장가로 유명한 노래들이다. 이렇게 서로에 대해, 또 상대방 나라의 문화에 대한 존중을 담아 오마라 포르투온도와 마리아 베타니아는 앨범 안에서 함께 노래하기도 하고, 혼자 노래하기도 한다.

또한 쿠바의 피아니스트, 브라질의 기타리스트가 작업에 참여해 연주를 들려주기도 한다. 인생의 황혼기에 선 두 명의 거장이 함께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순간이다.

김학선 객원기자 [e-mail]

사진 알레스뮤직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