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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애들은 가라~’ 19금 아줌마 수다, 대박났네

등록 2009-04-24 14:20수정 2009-04-24 15:10

여고동창들 걸쭉한 입담에
흥겹고 익숙한 올드팝 장단
“한국 배우들 에너지 넘쳐”




‘걸스 나잇’ 만든 루이즈·마크 부부

영국에서 ‘제2의 <맘마미아>’로 인기를 끌었던 뮤지컬 <걸스 나잇>(아래 사진)의 극작가 루이즈 로체와 그의 남편인 연출가 마크 랜들(위쪽 사진)이 한국을 찾았다. ‘뮤지컬의 섹스 앤 더 시티’로도 통하는 <걸스 나잇>은 여고 동창 중년 아줌마들의 걸쭉한 일상 이야기들이 수다처럼 펼쳐지는 화제작. 평범한 주부였던 로체를 단숨에 세계적인 뮤지컬 작가로 떠오르게 한 작품이기도 하다. 로체와 랜들은 지난 22일 서울 문화일보홀에서 <걸스 나잇> 한국 공연(연출 유록식)을 지켜본 뒤 배우들과 만나 “캐릭터들을 정확히 잡아내는 것 같다. 배우들에게서 에너지가 넘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걸스 나잇>은 세 아이의 어머니인 루이즈 로체가 중·고교 시절을 함께 보낸 친구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든 쥬크박스 뮤지컬. ‘걸스 저스트 원트 투 해브 펀’, ‘홀딩 아웃 포 어 히어로’ 같은 인기 팝송 14곡이 전편에 흐른다. 평범한 주부들인 여고 동창 4명이 22년 전 죽은 친구의 딸 캔디 로즈의 약혼식을 기념해 가라오케에서 파티를 벌인다. 그들은 연애와 결혼, 부부관계, 임신, 출산, 낙태, 남편과의 갈등 등을 거침없이 털어놓는다.

19살 이상만 관람이 허용되는 극중 아줌마들의 걸쭉한 성적 농담이 배꼽을 잡게 한다. 그 웃음 뒤에는 잔잔한 감동과 인생에 대한 통찰이 숨어 있다. 미국 텔레비전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 <섹스 앤 더 시티>의 내용을 연상시킨다고 했더니 루이즈는 “내 작품이 먼저다. <위기의 주부들>은 <걸스 나잇>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라고 웃음을 터뜨렸다.

“2000년 친구들과 셰인 리치의 뮤지컬 <부기 나이츠>를 보러갔다가 관객 대부분이 여성인 것을 보고 놀랐어요. ‘여자들이 보고 즐길 수 있는 뮤지컬이라면 나도 쓸 수 있어’라고 생각했죠. 집에 돌아와 사흘 만에 대본을 썼습니다.”

그는 “실제로 17살 때 죽은 섀런이란 친구가 있었는데, ‘지금 40살이 된 우리를 보면 어떤 생각을 할까’라는 상상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작품 동기를 털어놓았다.

루이즈는 작품 창작 당시 배우 겸 연출가로 활동하던 남편 마크 랜들에게 연출을 맡겨 자신이 사는 밀턴 케인스의 1400석짜리 대형 극장에 올렸다. 어머니가 의상을 만들고, 학교 동창들이 연기를 맡았으며, 딸 친구가 포스터와 세트를 디자인했다. 뜻밖에도 흥행은 대박이었다.

랜들은 “운 좋게 표가 다 팔렸다. 그렇지 않았으면 망했을 텐데”라면서 “스토리가 재미있고, 잘 아는 음악이 나오고, 캐릭터도 자기 이웃이 나오기 때문에 관객들이 좋아하는 것 같다”고 했다.

<걸스 나잇>은 영국에서 5년간 장기 공연된 뒤 현재 미국에서 루시 스티드와 기네스 스트롱 같은 인기 여배우를 출연시켜 2년째 투어 공연중이다. ‘아예 댄싱 슈즈를 신고 오라’고 입소문이 났을 정도로 공연 뒤에는 모든 관객들이 일어나 춤판을 벌이기 예사다. 오는 6월2일부터 7월26일까지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무대에도 올릴 예정이다.

“동고동락하는 여자 친구들과의 우정을 그려서인지 관객들은 25~45살 주부들이에요. 극장 여자 화장실에 가면 여성 관객들이 서로에게 ‘야, 걔가 너야’라고 쑥덕거리는 말들을 듣곤 하지요.”

루이즈의 귀띔에 랜들도 “남자들이 잘 모르는 여자들의 세계와 고민을 엿보고 이해할 수 있어서 사실 남녀 모두에게 매우 교육적인 공연”이라고 거들었다. 6월28일까지. (02)766-1517.

글·사진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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