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Envy)
일본이 음악 강국으로 불리는 이유는 단순히 ‘세계 제2의 음악 시장’이라는 수치 때문만은 아니다. 모든 음악 장르들이 고르게 균형을 맞추고 있으며, 유입된 장르를 자기들의 색에 맞춰 현지화하는 나라가 일본이다. ‘포스트-하드코어’ 계열을 대표하는 엔비(Envy)는 그런 일본의 특성을 가장 잘 드러내주는 밴드 가운데 하나다. 고통과 서정의 세계를 가장 잘 표현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엔비가 다시 한국에서 공연을 펼친다. 오는 10일 오후 6시30분 서울 홍대 앞 브이홀에서 열리는 세번째 내한 콘서트다.
1992년 학교 친구들끼리 결성한 엔비는 처음 미국의 하드코어 밴드들한테 영향을 받은 카피 연주 밴드로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정규 앨범 4장과 다양한 형태의 음반들을 발표하면서 일본을 뛰어넘어 세계 하드코어 계열을 대표하는 밴드가 되었다.
이제는 일본보다 유럽과 미국에서 더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모과이, 서스데이 등의 유명 밴드들과도 음악적인 교류를 나누고 있다. 작년에 열렸던 유럽 최대의 헤비메탈 페스티벌 ‘헬페스트’에서 슬레이어, 헬로윈 같은 거물 밴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사실도 이들의 드높은 음악적 위상을 보여주는 사례다.
2003년 발표했던 <어 데드 싱킹 스토리>는 전세계 음악 마니아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이들의 대표작. 2007년 발표했던 <어비설>과 함께 최근 국내에 지각 발매됐다. 엔비라는 밴드의 음악적 특성과 변화를 한 번에 알 수 있는 훌륭한 음반들이다.
이번 공연은 작년에 보여줬던 감동적인 내한 공연의 뒤를 잇는 앙코르 성격이다. 앨범보다 더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들의 라이브는 하드코어, 포스트 록, 스크리모, 헤비메탈 등 각 장르의 음악 팬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포스트 록 밴드 로로스가 오프닝 무대를 장식한다. (02)3142-2981
김학선 객원기자 studiocarrot@naver.com, 사진 파스텔뮤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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