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세종 때 국가 최대의 잔치였던 ‘회례연’. 사진 국립국악원 제공
세종 때 궁중 무용·음악 복원 “한국대표 작품으로 만들 것”
조선 세종 때 국가 최대의 잔치였던 ‘회례연’(사진)이 국가 브랜드 공연으로 다시 태어난다.
국립국악원은 세종 15년(1433)에 치러진 ‘회례연'을 무대극으로 만든 <세종, 하늘의 소리를 듣다>를 21~24일 구내 예악당에서 선보인다. 지난해 국악원이 선보였던 송년 무대에 조선 초 궁중 복식과 무용, 음악, 악기 등을 복원·보완한 것이다. 기존에 쓰지 않았던 ‘무무’의 악기의물 8종이 복원되어 연주에 투입되며, 세종 때 ‘회례연’에 연주하던 음악과 궁중춤인 일무와 정재가 새롭게 복원된다. 박일훈 원장은 “품격높은 궁중 음악 문화 원형을 발굴해 전통예술의 우수성을 다시금 확인하고, 특색 있는 국가 브랜드 작품으로 발전시켜 나가려는 의도”라고 밝혔다.
‘회례연’은 세종이 최고 통치 이념인 예악사상을 뿌리내리고자 박연 등을 시켜 9년간 국가 사업으로 진행한 음악적 실험의 성과를 발표했던 자리였다. 우리 고유의 음악 향악이 이를 통해 처음 세상에 선보였다. 1433년 정월에 처음 열린 이래 해마다 정월 초하룻날과, 동짓날에 궁중에서 행해졌다.
<세종, 하늘의 소리를 듣다>는 <세종실록>과 <악학궤범>에 기록된 세종 15년 정월 초하루의 ‘회례연’ 내용을 바탕으로 한다. 당시 ‘회례연’은 문무백관이 임금에게 아홉번 술잔을 올리는 ‘9작’의 의례를 중심으로 5~6시간 진행되었고, 악사와 무용수도 500명 이상 나올 만큼 규모가 컸다. 이번 공연에서는 이를 ‘5작’으로 압축시켰고, 참가 규모도 국립국악원 정악단, 무용단 등 150여명으로 간소화했다. 총연출자인 김석만 서울시립극단장은 “세종의 자리를 객석 안쪽에 배치해 관객들이 566년 전 ‘회례연’ 당일 임금과 같은 위치에서 역사적 현장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02)580-3300.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국립국악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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