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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농익은’ 셰익스피어

등록 2009-05-19 21:50수정 2009-05-20 15:13

〈오셀로〉(왼쪽)와 〈템페스트〉(오른쪽).
〈오셀로〉(왼쪽)와 〈템페스트〉(오른쪽).
심재찬 ‘오셀로’·손진책 ‘템페스트’
사랑과 질투, 증오와 모략 등이 엇갈리는 인간의 심리묘사에 월리엄 셰익스피어(1564~1616)에 비견될 만한 극작가는 없다. 중견 연출가 심재찬(56·극단 전망 대표)씨와 손진책(62·극단 미추 대표)씨가 셰익스피어의 대표 희곡 <오셀로>(왼쪽)와 <템페스트>(오른쪽)를 나란히 무대에 올렸다.

심재찬 연출가가 지난 16일부터 경기 고양시 고양아람누리 새라새 극장 무대에 선보인 <오셀로>는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이지만, 권력투쟁과 가문간의 알력 등 정치적인 색깔이 강한 다른 작품과는 달리 가정비극이다.

용맹한 무어인 장군 오셀로가 부관 승진에 떨어지자 앙심을 품은 악한 부하 이아고의 간계에 빠져 사랑하던 부인 데스데모나를 의심해 살해하고 마침내 자살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신분과 나이의 차이를 넘어선 사랑, 반대를 무릅쓴 결혼, 계산된 음모와 피할 수 없는 덫, 불륜의 의혹, 질투와 증오 등에 이르기까지 인간 사회의 통속적이고 극적인 상황들이 종합선물세트처럼 담겨있다.

심 연출가는 “대사를 현대 어법에 맞게 손질했을 뿐 지나친 각색이나 해석을 피하고 원작의 행간을 읽어서 들춰내려고 했다”면서 “세 주인공을 좀더 살아있는 인간적인 모습으로 무대에 되살려내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 작품은 특히 격자형 목조 창살을 겹겹이 설치해서 오셀로의 사랑이 굳건한 요새에서 번뇌의 감옥으로 뒤바뀐 것을 함께 담아내려고 한 무대가 인상깊다. 연극 <방문자>에서 호흡을 맞춘 이남희(오셀로)와 김수현(이아고), 이소영(데스데모나)의 열연도 돋보인다. 1577-7766.

손진책 연출가가 예술의전당의 초청으로 20일부터 토월극장 무대에 올리는 <템페스트>는 셰익스피어의 마지막 희곡으로 알려진 작품이다.

원래 <템페스트>는 셰익스피어가 즐겨 쓴 역사극이나 비극과 달리 마술, 요정 등 환상적인 요소가 가득한 낭만 희극이다. 밀라노 영주 프로스페로가 동생 안토니오와 결탁한 나폴리 왕 알론조에게 밀라노 영주자리를 빼앗기고 어린 딸 미란다와 함께 바다로 추방되지만 딸과 나폴리왕의 아들의 사랑을 계기로 모두 용서하고 화해한다는 줄거리이다.

그러나 이번 공연에서는 배삼식 작가가 원작의 주인공 프로스페로(정씨)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사건들을 서울의 한 요양원에서 무연고 노숙자들이 벌이는 연극 <템페스트>으로 펼쳐내는 극 중 극의 서사연극으로 각색했다. 손 연출가는 “용서와 화해를 전개한다고 하지만 제대로 되지 않았다”며 “오히려 셰익스피어가 이 작품에서 말하려 했던 것도 인간과 삶에 대한 절망이 아닐까 한다”고 풀이했다. 정태화, 서이숙, 최용진, 장덕주, 이현옥, 함건수, 김현웅, 정나진 등 극단 미추의 베테랑 연기자들이 출연한다. (02)580-1300.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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