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19일까지 서울 아트선재센터
위아래로 삼등분된 국기 게양대. 펄럭이는 태극기, 애국가가 함께 들려옴 직하다. 하지만 후반부 화면의 흔들림과 함께 남자의 신음소리가 삽입된다. 흔들림과 신음은 점차 증가하다가 정렬됐던 태극기와 게양대가 급격하게 흔들리자 차례로 사라지며 ‘먹통’이 된다.
작가 오인환씨의 비디오작품 <태극기와 나>는 대한민국은 개인으로 이뤄졌다는 의미를 담는다. 만세 자세로 비디오카메라를 치켜든 이에게 대한민국의 상징인 태극기는 점점 무거워지는 카메라의 무게인 것이다. 서울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7월19일까지 열리는 그의 개인전 ‘트랜스’(TRAnS)에는 도발적 작품들로 그득하다.
<이름을 찾습니다>는 가장 흔한 이름 스무 개를 골라 같은 이름을 가진 이를 찾는 연작 작업이다. 2006년 부산비엔날레에서는 안내 방송을 통했고, 이번 전시에서는 이름이 쓰인 트럭을 몰고 시내를 배회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우정의 물건>은 친구 집을 뒤져 작가가 소유한 물건과 같은 것을 찾고, 각각의 집에서 사진을 찍어 동시에 전시하는 작업이다.
작가는 작품을 사고파는 것에 반대한다. 그의 작품들이 한시적으로만 존재하는 특징을 주로 보이는 것도 그런 탓이다. (02)739-7067.
임종업 선임기자 blitz@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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