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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나눠줘”…잊지 못할 양아버지 말씀

등록 2009-06-02 17:46수정 2009-06-03 19:12

함신익 예일대 음대 교수
함신익 예일대 음대 교수
예일대 함신익 교수, 불우어린이돕기 음악회 열어
“남을 돕는 것을 볼 때마다 눈물을 흘리면서도 한번도 해보지 못했습니다. 용기가 없었기 때문이죠. 사명감을 느끼면서도 실천을 못 하는 것은 자기를 못 버렸기 때문입니다. 어느 날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 나의 정직한 에너지를 나눠주고 싶다는 갈망이 들었습니다.”

대전시립교향악단 음악감독 시절 ‘함마에’ 바람을 일으켰던 예일대 음대의 괴짜 교수 함신익(52·관현악지휘과)씨가 컴패션 후원자들로 구성된 챔버오케스트라를 결성해 3일과 7일 낮 12시 서울 광화문 케이티아트홀에서 불우 어린이 돕기 자선 음악회를 연다.

그는 “빈 곳을 채워주고 남은 것은 다른 곳에 떼어주는 공급자 역할을 하는 것이 지휘자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세계의 빈곤 어린이들을 위한 기금 마련이 중요한 동기가 된다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그 자신도 서울 삼양동 달동네의 목사 아들로 태어나 1995년 한국인으로 처음 미국 예일대학교 음악대학 교수가 된 입지적인 인물. 현재는 예일대 음악대학원 관현악지휘과 교수와 예일 필하모니아 지휘감독으로 있으면서 세계 각국의 유명 오케스트라로부터 객원지휘자로 초청받고 있다.

“저 자신도 많은 분에게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제는 남에게 나눠줄 때가 되었다고 생각해 2년 전부터 기부를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몽골국립교향악단, 중국 광저우의 화남2공대학교 예술대학 오케스트라, 중국 중산의 보잉고교 등으로부터 초청받아 마스트클래스를 열고 지휘를 하고 강연을 했습니다. 물론 다 노개런티죠. 몽골에서는 연주 후에 단원들이 눈물을 흘리더군요. 다른 유명 오케스트라를 지휘했을 때보다 더 감동과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그는 자신이 처음 2백 달러를 거머쥐고 미국 유학을 올랐을 때 큰 도움을 받았던 양아버지 도널드 모슬링의 충고를 잊지 않는다. 언젠가 그가 양아버지에게 신세를 갚겠다고 하자 “신! ‘패스 잇 온’(나눠줘)”이라는 조언이 돌아왔다.

그가 이끄는 컴패션 챔버오케스트라 단원은 고등학교 학생부터 유학을 준비하고 있는 대학생, 경희대 교수, 줄리아드 트리오 멤버까지 다양한 연령과 직업군의 음악 전공자 20여 명으로 이뤄져 있다. 그는 “톱클래스의 오케스트라가 꿈이다. 다른 오케스트라가 부러워하는 열정을 가진 오케스트라로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이번 연주회에서 그는 모차르트의 ‘아이네 클라이네 나하트 뮤직’, 성가곡 ‘조이 오브 마이 디자이어’, 그리그의 ‘홀베르그 모음곡’ 등을 들려준다. 그는 “연주회는 ‘기빙 이즈 리시빙’(주는 것이 받은 것)을 느끼는 자리”라며 “내가 줄 때 내 마음이 더 채워지는 기쁨을 맛보라고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컴패션은 1952년 미국의 에버렛 스완슨 목사가 한국의 전쟁고아를 돕기 위해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작해 전 세계적으로 확대된 국제 어린이 양육기구이다. 41년간 한국 어린이 10만 명을 키워냈으며, 현재는 세계 25개국 110만 명의 어린이를 돕고 있다. 현재 한국컴패션(대표 서정인 www.compassion.or.kr)에는 영화배우이자 탤런트인 신애라씨가 홍보대사로 있으며, 차인표·주영훈·황보 등이 한국컴패션밴드를 조직해 후원활동을 벌이고 있다.

(02)3668-3400.

글·사진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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