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음악·공연·전시

프랑스혁명은 끝나지 않았다

등록 2009-06-09 19:14

연극 ‘마라, 사드’
연극 ‘마라, 사드’
서울시극단 연극 ‘마라, 사드’
극단적 삶 산 두 실존인물 대비
200여년전 이야기 속 오늘 비춰

프랑스 혁명(1789~1794)은 루이 16세의 절대왕정으로부터 시민계급이 정치 권력을 장악한 혁명이었다. 혁명의 와중이던 1793년 7월13일 극단적인 혁명 지도자 마라가 자기 집 욕실에서 샤를로트 코르테라는 여인에게 살해당한다.

서울시극단이 14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엠씨어터에 올리는 연극 <마라, 사드>(연출 박근형)는 장폴 마라(1743~1793)의 삶과 죽음을 살펴보면서 그가 꿈꾼 자유·평등·박애의 혁명 정신이 이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가를 되묻는다. 이 작품은 세계적 극작가이자 영화감독인 페터 바이스(1916~1982)가 발표한 현대 유럽 연극의 명작. <드 사드 씨의 지도로 샤랑통 요양원 연극반이 공연한 장폴 마라에 대한 박해와 암살>이라는 원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마라가 암살당한 15년 뒤인 1808년 샤랑통 요양원에 갇힌 드 사드(1740~1814) 후작이 정신병자들과 벌이는 극중극의 형식으로 펼쳐진다. 따라서 격동기 극단적 삶을 살았던 두 실존 인물, 마라의 진보성과 우리에게 사디즘으로 널리 알려진 냉소적 개인주의자 사드의 허무주의가 격렬한 논쟁으로 맞선다.


연극 ‘마라, 사드’
연극 ‘마라, 사드’
극단적 개인주의와 혁명사상 간의 갈등은 200여년의 시간과 국가간의 공간을 뛰어넘어 오늘의 한국 사회에 뿌리박힌 진보-보수 간의 갈등과 절묘하게 겹쳐진다. 극 중 해설자로 불쑥불쑥 등장하는 배우가 “아, 이건 다 지나간 이야기일 뿐, 요즘 현실과는 무관하다”고 밝히는 해명은 역설적인 현실 비판으로 들린다.

공연은 작가의 의도에 따라 현실과 극을 분리하는 독특한 서사극 양식에 충실하다. ‘낯설고 냉정하게 연극보기’를 통해 현실 인식을 이끌어낸 박근형 연출의 숨은 의도가 어느 정도는 성공한 셈이다. 공연의 마지막 순간 해설자 역을 맡았던 배우가 무대 앞으로 나와 “2009년 6월×일, 여러분들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십니까?”라고 던지는 말은 의미심장하다. (02)3272-2334.

정상영 기자, 사진 서울시극단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