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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차마고도…옛길에 스민 일상과 예술

등록 2009-06-15 19:04

차마고도…옛길에 스민 일상과 예술
차마고도…옛길에 스민 일상과 예술
국립중앙박물관 유물 특별전…8월 16일까지
길은 아시아 대륙을 가로 지른 동서 교류의 발자취를, 자신을 지나간 교역품으로 증거한다. 기원전 1세기 한나라 사신 장건의 서역 여행으로 뚫렸다는 실크로드는 곧 중앙아시아를 가로지른 비단 교역의 길이었다. 그런데, 중국과 티베트,인도인들은 그보다 200여년전 비단길 훨씬 남쪽, 중국과 티베트, 인도 북부를 가로지르는 교역로를 알고 있었다. 중국 서남부 쿤밍, 쓰촨 지역의 주민들과 네팔, 티베트, 북인도인들은 4000m 넘는 티베트 준령을 가로질러 네팔, 라다크, 그 너머 상인의 땅 카슈미르까지 왕래하며 차, 소금, 말 등을 사고 팔았다. 그 교역의 역사는 지금껏 이어진다. 세계에서 가장 오랫동안 교역이 이뤄져온 그 길을, 중국인들은 오랜 차의 길이란 뜻의 ‘차마고도’로, 서양인들은 ‘티로드’라고 부른다.

2년전 한국방송 다큐멘터리로 절찬 받은 그 아름다운 옛길의 감동을 국립중앙박물관(이하 중박)에서 현지 유물 특별전으로 되새겨보게 된다. 16일부터 구내 역사관 특별전시실에서 개막하는 ‘차마고도의 삶과 예술’(8월16일까지)에 그 마당이 깔렸다. 국내 공사립 미술관에 소장된 차마고도 관련 컬렉션들을 모아놓고 여기에 차마고도의 웅숭깊은 사연들을 접붙인 전시다. 뜻밖에 20세기초 서역, 티벳을 누빈 스웨덴 탐험가 스벤 헤딘이 100여년전 찍은 알려지지 않은 티벳 사진들이 같이 나왔다. 티벳 고성과 어린이, 여인들의 복식, 머리채, 카일라스 산으로 가는 순례자들의 얼굴을 생생하게 전하는 사진들이다.

15일 언론에 공개된 전시장은 차마고도 주민들의 손때묻은 옛 생활용품들로 채워졌다. 하지만 이 전시의 대표 유물은 네팔의 14세기 불보살상 입상이다. 최근 국제 경매에서 중박이 구입한 이 불상은 균형 잡힌 몸체와 세번 휘어진 삼곡의 관능적 자세, 장신구의 세부 표현 등이 빼어난 수작이다. 소뿔로 만든 껍질에 이단에 걸쳐 중국풍 인물군상들을 그려넣은 화각 말안장은 티베트-중국 문화 교류의 속살을 드러낸다. 오방색 아롱진 직물류의 색깔 잔치, 괴수 탈을 쓴 티베트 사찰의 밀교 의식용 복식 등이 심벌즈, 뼈나팔 등의 밀교 악기들과 함께 반긴다. 화려하고 맑은 색채 감각과 신비스런 무상의 소리로 시·청각을 함께 자극하는 티베트 예술 특유의 분위기까지 짐작한다면 전시를 본 목적은 나름 달성하는 셈이다. (02)2077-9552.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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