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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음악·공연·전시

파란만장 백범 삶 진양조 타고 울려퍼지다

등록 2009-06-25 21:34수정 2009-06-25 21:34

25일 오전 서울 옛 경교장에서 열린 창작 판소리 <백범 김구> 제작 발표회 현장. 왕기석 명창(왼쪽 두번째)이 경교장 2층 발코니에 나와 소리를 시연하고 있다. 왕 명창을 중심으로 왼쪽이 김호연(김구재단 이사장)씨, 오른쪽이 김도현(창작판소리12바탕추진위원장), 임진택 (″ 예술총감독)씨. 이종찬 선임기자 <A href="mailto:rhee@hani.co.kr">rhee@hani.co.kr</A>
25일 오전 서울 옛 경교장에서 열린 창작 판소리 <백범 김구> 제작 발표회 현장. 왕기석 명창(왼쪽 두번째)이 경교장 2층 발코니에 나와 소리를 시연하고 있다. 왕 명창을 중심으로 왼쪽이 김호연(김구재단 이사장)씨, 오른쪽이 김도현(창작판소리12바탕추진위원장), 임진택 (″ 예술총감독)씨. 이종찬 선임기자 rhee@hani.co.kr
창작판소리 ‘…김구’ 제작발표회
서거 60주기 맞아 평동 옛 경교장서
왕기철·기석 형제 명창, 피끓는 재현
‘민중 광대’ 임진택 예술총감독 맡아

“삼천만 애국동포여!/ 마음속에 삼팔선이 무너져야/ 땅 위에 삼팔선도/ 철폐될 수 있는 법이니/ 바라건대 나의 애달픈/ 고충을 명찰하여/ 동족간의 불행한 상잔을 막고/ 명일의 건전한 조국을 위해/ 깊이깊이, 생각을 하여주오.”

한국전쟁이 일어난 지 59돌인 25일 오전 백범 김구(1876~1949)의 얼이 서린 서울 평동의 옛 경교장(강북삼성병원)에서 피끓는 듯한 진양조의 판소리 한 대목이 울려퍼졌다. 경교장은 1945년 11월 귀국한 백범이 반탁·통일운동을 이끌다 1949년 6월26일 육군 소위 안두희의 흉탄에 쓰러진 곳이다. 백범 서거 60주기를 하루 앞둔 이날 재단법인 김구재단(이사장 김호연)과 창작판소리12바탕추진위원회(김도현 전 문화체육부 차관) 주최로 그의 파란만장한 삶을 창작 판소리로 옮기는 제작 발표회가 열렸다. 1970~90년대 <소리내력>과 <똥바다>, <오적> 등 창작 판소리로 시대를 조롱했던 ‘민중광대’ 임진택(59)씨가 예술총감독을 맡아 우리 역사인물 12명의 삶과 시대 상황을 얽어 만드는 창작 판소리 열두 바탕의 첫 작업이다.

아직도 안두희가 쏜 총알 자국 선명한 경교장 백범의 옛 집무실에서 왕기철(48)·기석(46)씨 형제 명창은 검은 뿔테 안경과 두루마기 차림의 백범으로 등장했다. 그리고 독립운동가이자 통일운동가였던 고인의 삶을 판소리 가락으로 재현했다.

왕기철 명창은 2003년 발표한 창극 <청년시절> 대본을 바탕으로 백범과 윤봉길 의사의 1인 2역을 맡아 1932년 윤봉길이 상하이 훙커우 공원의 일왕 생일 축하식장에 폭탄을 던지는 의거를 논의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옮겼다. 또 왕기석 명창은 1948년 2월 백범이 남북 협상을 위해 평양으로 떠나기 전 경교장 발코니에서 했던 유명한 일장 연설을 중중모리장단에 실었다. 두 사람은 “아직 민족의 비극이 남아 있고, 니편 내편으로 편 가르는 이 시대에 김구 선생님 같은 분이 다시 살아서 오셨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발코니에서 소리하면서 조국 통일을 염원했던 그의 마음이 가슴에 뭉클뭉클 맺혔다”고 털어놓았다. 백범의 손녀사위인 김호연 이사장도 “여지껏 김구 선생에 대한 행적들을 <백범일지>등의 서적으로만 접할 수 있었는데 전통 문화의 대표적 장르인 판소리로 새롭게 만난다는 게 뜻깊다”고 말했다.

이날 일부가 공개된 창작 판소리 <백범 김구>는 고인의 삶을 독립운동과 통일운동으로 나누어 소개한 100분 분량으로 만들어진다. 임시정부환국 기념일인 오는 11월23일 백범기념관에서 완성본이 초연(시연)될 예정이다. 이어 내년 3월1일 천안시청 봉서홀, 임시정부 수립일인 4월13일 국립극장 기념공연을 거치며 백범 서거 61주기인 6월26일 국립국악원에서 재공연된다.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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