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브레인 멤버들. 왼쪽 정민준(29·기타) 위 황현성(31·드럼) 아래 이성우(33·보컬) 오른쪽 정우용(27·베이스)
새음반 ‘Absolutely Summer’ 발표
박력 사운드 대신 감성적 느낌 살려
리더 차승우 탈퇴 뒤 음악 색깔 바꿔
“거부반응도 있지만 변화 지켜봐달라” 영화 ‘라디오 스타’의 조연들. 데뷔 앨범 <청년폭도맹진가>를 발표하며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에서 26위를 차지한 록 밴드. ‘넌 내게 반했어’를 부른 주인공들. 이제 한국에서 가장 대표적인 록 밴드 가운데 하나가 된 노 브레인이지만 지금의 성공이 있기까지 몇 차례의 큰 고비가 있었다. 팀의 리더였던 차승우의 탈퇴는 밴드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차승우는 <청춘 98>, <청년폭도맹진가>, <비바 노 브레인> 등의 앨범들에서 거의 대부분의 곡을 만들어낸 팀의 핵심이었다. 음악적인 견해 차이로 차승우가 팀을 떠난 후 남은 멤버들은 <안녕, 매리 포핀스>를 발표했지만 평단과 음악 팬들에게선 상당한 비난이 쏟아졌다. 세상에 대한 분노를 토하던 펑크 밴드 노 브레인이 사랑 노래를 부르는 평이한 록 밴드가 되었던 것이다. 멤버들은 당시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그때를 회상했다. 너무 깊게 새겨져 있는 차승우의 흔적을 지워야 함과 동시에 자신들이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를 고민한 끝에 나온 결과물이었다. 드럼을 치는 황현성은 “그 앨범은 나도 싫어한다”며 “내가 노 브레인의 팬이었다고 해도 그 앨범을 욕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 앨범에서의 시행착오를 거쳐 지금 노 브레인의 모습을 갖출 수 있었기에 마냥 미워할 수만은 없다는 복잡한 마음을 내비쳤다. 최근 발표한 <앱솔루틀리 서머>까지, 차승우가 떠난 후 4장의 음반을 발표했음에도 여전히 예전과 비교하는 얘기들이 많은 것 같다고 하자 보컬 이성우는 “그건 아마 우리가 죽을 때까지 따라다닐 것”이라고 담담하게 얘기했다. “분명한 건 우리는 화석이 되고 싶진 않았다는 거예요. 우리의 변화에 거부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지만 그렇다고 예전에 했던 것들을 똑같이 답습하면서 계속 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노 브레인을 지켜봐주고 있는 분들이라면 우리가 어떻게 변화해갈지 길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앱솔루틀리 서머>는 앨범 제목에 맞게 여름을 겨냥한 특별 음반이다. 기존 노 브레인이 보여줬던 박력 있는 사운드 대신 어쿠스틱하면서 감성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슬라이드 기타 연주가 인상적인 ‘아름다운 여인’과 노 브레인 식의 포크를 들을 수 있는 ‘건배’ 등이 수록돼 있다. 이성우는 이번 음반을 통해 사람들을 보듬어주고 싶었다는 얘기를 했다. “긍정적인 에너지라는 게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지금 무척 힘들어하는 분들이 많은데 우리도 같이 화를 내기보다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긍정의 에너지를 보여주면서 다독여주고 싶었어요.”
‘넌 내게 반했어’ 지난 대선 MB로고송 사용
“오해에서 비롯돼…우린 MB 지지한 적 없다” 지난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의 로고송으로 ‘넌 내게 반했어’가 쓰이며 많은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대한 얘기를 꺼내자 입을 모아 “우리가 생각이 짧았다”며 순순하게 답했다. 수많은 비판과 악플에 시달릴 때도 굳이 해명하고자 하진 않았는데 최근 공연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추모의 말을 하는 도중 “엠비를 지지한 너희가 그런 말 할 자격이 있느냐”는 얘기를 듣고 최소한의 해명은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한다.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해서 노래를 준 게 아니라 당시 3개의 정당에서 ‘넌 내게 반했어’의 로고송 사용 요청을 해와 기획사의 전략적인 판단에 따라 이에 응했고, 한나라당과 계약을 한 후에 다른 정당들이 쓰지 않겠다는 통보를 해와 마치 한나라당에만 노래를 제공한 것처럼 오해를 샀다는 것이다. 한나라당만 쓸 줄 알았다면 아예 허락을 안 했을 거라는 게 이들의 얘기였다. “우리는 엠비를 지지한 적이 없다. 우리의 실수였고, 반성하고 있다”가 자신들이 현재 할 수 있는 최선의 말이라고 했다. 한때 노 브레인은 자신들의 이름에 있는 ‘노’(No)를 ‘성낼 노’(怒)자로 표기하고 다닌 적이 있었다. 요즘 같은 세상에 너무 분노가 없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을 하자 “다음 앨범을 기대해 달라”는 말을 했다. “쌍칼이 될지 단도가 될진 모르겠지만” 바짝 칼을 벼리고 있는 중이라 한다. 김학선 객원기자 studiocarrot@naver.com, 사진 록스타 뮤직 제공
리더 차승우 탈퇴 뒤 음악 색깔 바꿔
“거부반응도 있지만 변화 지켜봐달라” 영화 ‘라디오 스타’의 조연들. 데뷔 앨범 <청년폭도맹진가>를 발표하며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에서 26위를 차지한 록 밴드. ‘넌 내게 반했어’를 부른 주인공들. 이제 한국에서 가장 대표적인 록 밴드 가운데 하나가 된 노 브레인이지만 지금의 성공이 있기까지 몇 차례의 큰 고비가 있었다. 팀의 리더였던 차승우의 탈퇴는 밴드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차승우는 <청춘 98>, <청년폭도맹진가>, <비바 노 브레인> 등의 앨범들에서 거의 대부분의 곡을 만들어낸 팀의 핵심이었다. 음악적인 견해 차이로 차승우가 팀을 떠난 후 남은 멤버들은 <안녕, 매리 포핀스>를 발표했지만 평단과 음악 팬들에게선 상당한 비난이 쏟아졌다. 세상에 대한 분노를 토하던 펑크 밴드 노 브레인이 사랑 노래를 부르는 평이한 록 밴드가 되었던 것이다. 멤버들은 당시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그때를 회상했다. 너무 깊게 새겨져 있는 차승우의 흔적을 지워야 함과 동시에 자신들이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를 고민한 끝에 나온 결과물이었다. 드럼을 치는 황현성은 “그 앨범은 나도 싫어한다”며 “내가 노 브레인의 팬이었다고 해도 그 앨범을 욕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 앨범에서의 시행착오를 거쳐 지금 노 브레인의 모습을 갖출 수 있었기에 마냥 미워할 수만은 없다는 복잡한 마음을 내비쳤다. 최근 발표한 <앱솔루틀리 서머>까지, 차승우가 떠난 후 4장의 음반을 발표했음에도 여전히 예전과 비교하는 얘기들이 많은 것 같다고 하자 보컬 이성우는 “그건 아마 우리가 죽을 때까지 따라다닐 것”이라고 담담하게 얘기했다. “분명한 건 우리는 화석이 되고 싶진 않았다는 거예요. 우리의 변화에 거부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지만 그렇다고 예전에 했던 것들을 똑같이 답습하면서 계속 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노 브레인을 지켜봐주고 있는 분들이라면 우리가 어떻게 변화해갈지 길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노브레인표 긍정에너지’ 힘든 세상 다독일래요
‘넌 내게 반했어’ 지난 대선 MB로고송 사용
“오해에서 비롯돼…우린 MB 지지한 적 없다” 지난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의 로고송으로 ‘넌 내게 반했어’가 쓰이며 많은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대한 얘기를 꺼내자 입을 모아 “우리가 생각이 짧았다”며 순순하게 답했다. 수많은 비판과 악플에 시달릴 때도 굳이 해명하고자 하진 않았는데 최근 공연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추모의 말을 하는 도중 “엠비를 지지한 너희가 그런 말 할 자격이 있느냐”는 얘기를 듣고 최소한의 해명은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한다.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해서 노래를 준 게 아니라 당시 3개의 정당에서 ‘넌 내게 반했어’의 로고송 사용 요청을 해와 기획사의 전략적인 판단에 따라 이에 응했고, 한나라당과 계약을 한 후에 다른 정당들이 쓰지 않겠다는 통보를 해와 마치 한나라당에만 노래를 제공한 것처럼 오해를 샀다는 것이다. 한나라당만 쓸 줄 알았다면 아예 허락을 안 했을 거라는 게 이들의 얘기였다. “우리는 엠비를 지지한 적이 없다. 우리의 실수였고, 반성하고 있다”가 자신들이 현재 할 수 있는 최선의 말이라고 했다. 한때 노 브레인은 자신들의 이름에 있는 ‘노’(No)를 ‘성낼 노’(怒)자로 표기하고 다닌 적이 있었다. 요즘 같은 세상에 너무 분노가 없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을 하자 “다음 앨범을 기대해 달라”는 말을 했다. “쌍칼이 될지 단도가 될진 모르겠지만” 바짝 칼을 벼리고 있는 중이라 한다. 김학선 객원기자 studiocarrot@naver.com, 사진 록스타 뮤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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